경찰개혁위 "국가소송 신중히"… 내부 "폭력시위 어쩌란거냐"

입력 2018.05.18 17:48 | 수정 2018.05.18 18:21

경찰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기준을 신중히 판단하라고 권고했다.

18일 개혁위는 ‘집회·시위 관련 손해 발생 시 국가 원고소송 제기 기준’, ‘현재 진행 중인 국가 원고소송에 대한 필요 조치사항’을 마련해 경찰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경찰은 집회·시위에 대해 관리·대응하는 차원이 아닌 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그 동안 국가가 제기해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손해배상 사건들도 이 같은 관점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철제 사다리를 이용해 경찰버스 창문을 깨려고 시도하고 있다./조선DB
현재 경찰이 진행 중인 집회·시위 관련 국가 원고소송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2009년 쌍용차 관련 집회, 2015년 세월호 집회 등 총 6건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앞으로 집회·시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국가 예산으로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손배소송은 폭력 행위 등으로 경찰관의 신체 또는 장비에 고의로 손해를 가한 사람에게만 청구된다.

개혁위는 소송을 제기할 때는 집회·시위 과정에서 집시법 위반·교통 방해 등 불법 행위가 충분히 입증되는지, 손해 발생에 대한 고의나 인과관계를 특정할 수 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를 경우 앞으로는 손해에 한해서만 민사책임이 주어지고 주최자 및 단체를 대상으로 한 손배청구는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향후 집회·시위 관련 손해가 발생하면 권고안 기준에 맞춰 소송 제기 여부와 범위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진행 중인 소송은 사건별로 고려해 화해·조정 등 절차를 거쳐 권고 내용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권고안에 대해 “시위, 집회에 대응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폭력 시위에 지금도 매 맞는 경찰들이 많은데, 권고안대로라면 경찰들은 스스로를 지킬 방어수단이 없어진다”며 “시위·집회를 막는 경찰들의 고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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