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살인의 추억' 용의자 법원출석, 거짓말 탐지기 검사 거부

입력 2018.05.18 16:08 | 수정 2018.05.18 16:32

‘제주판 살인의 추억’ 용의자 법원 출석
구속 여부 오늘 중으로 결정될 듯
용의자, 거짓말 탐지기 검사 거부

18일 장기 미제(未濟)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박모(49)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청록색 티셔츠 차림으로 제주지방법원에 들어선 박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용의자 박모씨가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박씨는 “숨진 이씨를 택시에 태운 적도 없다”면서 보육교사를 살해했다는 혐의 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제시한 물증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박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숨진 이씨의 무스탕에서 용의자 셔츠 실오라기가 나온 점 △하의가 벗겨져 있었던 점 등의 정황에 비추어 ‘강간 등 살인치사’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시신에서 박씨의 유전자(DNA)가 검출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강간을 시도했지만 못 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과학수사로 2009년 수집한 증거를 재(再)감정했다. 당시 분석기술로는 놓쳤던 부분들이 재조사 과정에서 물증으로 재발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용의자 박씨의 ‘2~3cm 실오라기’다. 이것은 사망 당시 이씨가 입고 있던 무스탕 왼쪽 어깨 부분에서 검출됐다. 경찰은 당시 실오라기를 증거봉투에 담아 9년간 경찰청에 보관해 왔는데 재수사 과정에서 범행 당시 박씨가 이 섬유 재질의 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범행 당시 박씨가 착용한 섬유조직과 실오라기를 대조해보니 일치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접촉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사망 추정 시점도 ‘2월 7~8일’에서 ‘2월 1~3일’로 다시 특정했다. 돼지에 무스탕을 입힌 동물 사체 부패실험 결과, 숨진 이씨의 사망 추정시점이 달라진 것이다. 2009년 2월 1일 용의자 박씨의 택시 이동경로는 범행 경로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체포된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물증을 들이대면 고개를 숙이거나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씨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설득했지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씨는 2009년 최초 수사에서도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거짓’반응이 나왔다.

김기헌 제주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9일, 무스탕을 입은 돼지가 보육교사 이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 애월읍 고내봉 근처 농지 배수로에 놓였다.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