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범'에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18.05.18 15:27 | 수정 2018.05.18 16:11

허씨, 검거 직후 자백했다가 재조사부터 말 바꿔
“고급차 훔쳤을 뿐”…재판부 “사과나 반성 없어”

법원이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 윤모(사망 당시 68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허모(42)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허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준철)는 18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전 부촌이나 고급빌라, 가스총 등을 검색해 범행 장소와 도구를 물색하고 사전답사를 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살해 후에는 범행 흔적을 은폐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가치로, 한번 잃으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은 유족에게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혔음에도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해 더 큰 고통을 안겨줬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 도구(흉기), 살해장면 영상 녹화물 등 직접 증거는 없지만 법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택한 증거와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차와 지갑을 훔쳤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판시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허모(42)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9시 57분쯤 CCTV 영상에 담긴 모습./연합뉴스
윤씨는 작년 10월 26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있는 자택 주차장 앞 수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윤씨의 목 부위에 칼에 찔린 상처가 있는 것을 근거로 살해당했다고 보고 범인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윤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당일(10월 25일) CCTV를 근거로 허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윤씨의 벤츠 차량을 허씨가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후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차량 수배 등을 통해 허씨를 추적했다. 경찰은 같은 달 26일 오후 3시 11분쯤 허씨가 고속도로를 이용해 전북 순창군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오후 5시 45분쯤 전북 임실군의 한 국도에서 체포했다.

허씨는 검거 직후 경찰에 “부동산 업무 때문에 현장에 갔다가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며 “제정신이 아니었다. 사람이(피해자)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씨는 재조사에서 말을 바꿨다. 그는 “고급 전원주택을 보러 나갔다가 벤츠를 보고 훔쳤을 뿐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고, 묵비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허씨의 함구로 살인 동기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허씨가 검거 직후 범행을 시인한 점, 범행 시간대 현장 주변을 오간 점, 입고 있던 바지와 신발에서 윤씨의 유전자가 검출된 점 등을 근거로 허씨가 윤씨를 살해했다고 결론냈다. 허씨가 범행 직전 자신의 휴대폰으로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도 증거로 제출됐다.

하지만 허씨는 재판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허씨는 “저는 살인자가 아닙니다! 하루속히 진범을 잡아주십시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날 수사를 맡았던 형사가 법정에 나와 허씨의 자백을 증언하자, 허씨는 피식 웃기도 했고 방청석에 있는 유족을 똑바로 바라보기도 했다. 검찰은 허씨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여러 객관적 증거가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며 사형을 구형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 나와 재판을 지켜보던 윤 사장과 김 대표 부부 등 유족들은 선고가 나자 침통한 표정을 지었고 곧바로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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