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세월호 참사 없게 하자"

입력 2018.05.17 19:30

해양경찰청 제공 17일 전남 신안앞바다에서 진행한 해경의 합동해상구조훈련장면. 여객선으로 간주한 해경의 모의함을 우현으로 기울여 대규모 인명 구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해경, 실전 같은 여객선 구조 훈련
압해도부근서 훈련함 10도 기울여
민·관·군 합동훈련으로 구조·탈출

제주행 여객선 바다로호가 17일 오전 10시 25분쯤 전남 신안군 압해도 인근 해상에서 화염에 휩싸였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기관실이 폭발해 배는 우현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혼비백산한 승객들이 세월호의 악몽을 떠올리며 해경과 소방서 상황실에 전화로 “살려달라”고 외쳤다. 바다로호는 삽시간 아수라장이 됐다.

신고를 받은 목포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목포해경 상황실은 사고 인근 해역 선박에 구조를 요청했다. 긴급 출동을 지시받은 해경의 가용 경비세력도 사고 해역으로 이동했다. 인근 해역 상공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해경 항공기가 현장으로 이동해 여객선과 교신을 시도하지만, 응답이 없었다. 승객의 안전한 이동을 지시했으나 교신이 원활하지 않았다. 우선 선체가 얼마나 기울어졌는지 바다에 빠진 승객이 없는지 현장 상황을 목포해경 상황실에 신속히 알렸다.

곧 도착한 해경 헬기와 300t급 함정의 구조대원들이 여객선에 진입해 선내 방송 장비로 “승객들은 퇴선하라”고 방송했다. 안내 방송에 따라 승객들은 선수 갑판으로 모였다. 여객선은 이미 우현으로 10도쯤 기울어진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대원들은 선내 곳곳을 수색하며 승객 구조에 나섰다.

헬기로 현장에 도착한 김정식 목포해경서장은 헬기의 하강 장비로 1000t급 현장지휘함으로 내려가 직접 승객 구조를 지휘했다. 해경의 구조요청에 차례로 도착한 민간어선과 해군고속정 등도 해경 현장지휘함의 지휘 하에 화재를 피해 해상으로 뛰어들어 표류하는 승객들을 구조했다. 바다에서 건진 승객이나 구명슬라이드로 구조한 승객은 신속히 해경 1500t급 경비함정(해상구호소)으로 옮겼다. 응급환자는 헬기로 곧바로 후송했다.

해양경찰청이 신안 압해도에서 진행한 민·관·군 합동 훈련 장면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여객선 사고 대비 민·관·군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해경 본청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경, 해군, 소방서, 지자체 등 16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했다. 민간어선과 관공선, 해경·해군선 등 배 29척과 헬기 2대가 동원됐다.

승객 313명을 태운 여객선이 원인 미상의 폭발로 침수·침몰하는 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인명구조(MRO) 훈련이었다. 해경은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둔 대규모 수색구조 훈련에 집중했다”며 “대규모 인명구조가 필요한 해양사고 발생 때 해경 자체 세력만으로는 신속한 구조 활동이 곤란해 민·관·군 간의 대응·협력 체계를 점검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사고와 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모의선박 해양경찰 훈련함(3011함)의 평형수를 조절해 선박을 약 10도 기울어지도록 했다. 선내를 정전시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승객들이 퇴선하기 어려운 상황도 연출됐다. 사고가 발생하고 해양경찰은 여객선과 교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헬기와 함정을 이용해 선내에 진입, 구명 슬라이드를 팽창해 승객을 탈출시켰다.

폭발과 화재에 놀라 바다에 뛰어드는 승객은 민·관·군 합동 구조대가 공중과 해상에서 동시 구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정식 목포해경서장이 직접 헬기에서 내려가 구조를 지휘했다. 이후 여객선이 급격히 기울며 침몰함에 따라 잠수지원함을 동원, 잠수요원들이 직접 수중으로 들어가 수색했다. 표류자 구조, 화재진압, 긴급환자 이송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훈련 종료 이후 헬기에서 하강 장비로 3000t급 해경 훈련함에 내려가는 해상 전개 훈련을 체험했다. 수중 시야가 좋지 않은 서해안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수중수색 훈련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박 청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민·관·군이 함께 하는 이번 훈련이 대규모 인명사고 대응 체계를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실전 같은 훈련으로 안전한 바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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