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중국 투자 건당 규모 5년새 60% 급감 왜

입력 2018.05.17 17:11

중국 4월 외자유치 건당 평균 194만불...2013년의 38% 수준...2007년 이후 가장 적어
서비스업 외자 늘고, 사드보복 등 차이나리스크 부각 대기업 거액투자 신중해진 탓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올 4월 외자유치액이 전년 동기 보다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외국기업의 중국에 대한 지난 4월 건당 평균 투자규모가 194만달러(약 20억 9500만원)로 5년 전에 비해 38%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수는 급증하는 반면 실제 투자액은 큰 변화가 없으면서 건당 평균 투자규모가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4월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유입된 자금이 90억 9000만달러(약 9조 817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고, 투자 건수는 4662건으로 39.5% 급증했다고 밝혔다. 4월의 건당 평균 외자유치액은 194만달러로 정점에 달했던 2013년(516만달러) 대비 62% 감소했다.

올들어 4월까지도 이같은 추세는 변함없었다. 이 기간 중국에 직접 투자한 외자는 436억달러(약 47조 88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투자건수는 1만 9002건으로 95.4% 급증했다. 건당 평균 투자액이 229만달러(약 24억 7320만원)로 2007년(227만달러) 이후 1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은 2009년 감소했다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2012년과 2016년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는 등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 당국이 잇단 외자기업 유치 촉진 대책을 내놓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 중국 지도자들의 외자 개방 확대 발언이 잦아졌다.

외자기업의 건당 중국 평균 투자액이 10여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은 △제조업 보다 서비스업 투자가 늘고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제조업에서 외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줄고 △사이버보안법 시행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 영향에 따른 롯데마트 철수 등 사업환경 리스크 부각 등의 요인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장은 “중국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외자 구조도 덩달아 바뀌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투자액이 작은 서비스업이 늘고 있는 게 건당 평균 투자액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올 1~4월 외자유치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 기준 첨단기술 산업 외자유치액은 20.2% 증가해 전체 외자유치 증가율 0.1%를 크게 웃돌았다. 첨단기술 산업 가운데 서비스업 유치액은 301억 1000만위안(약 5조 1187억원)으로 제조업(296억위안) 보다 많았다. 첨단기술 서비스업 가운데 연구개발 및 설계 서비스업 외자유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면서 토종을 보호하는 차별적인 사업환경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대기업의 신규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 거부가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다국적기업인 롯데가 한순간에 11년간의 중국 유통 사업을 정리해야할만큼 차이나리스크가 부각된 것도 대기업의 대규모 신규 투자를 꺼리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버릴 수 없는 시장이지만 올인하기보다는 몸집을 가볍게 하면서 투자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16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주재로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고, 온라인을 통한 원스톱 서비스와 하나의 서식 서류 제출로 끝낼 수 있도록 외자기업의 설립 절차를 6월30일부터 간소화하기로 결정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자국의 개혁개방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15~19일 워싱턴 DC에서 진행중인 미중 무역담판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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