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슈뢰더 "지도자는 선거 지더라도 개혁해야" 한국에 조언

    입력 : 2018.05.17 13:48 | 수정 : 2018.05.17 13:53

    "지도자는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저는 선거에서 졌지만 젊은이들과 미래를 위한 개혁을 단행했고, 그 결과 독일은 통일 이후 가장 좋은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74·Gerhard Schrӧder) 전 독일 총리는 17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해 "아젠다2010 개혁이 독일 경제의 원동력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젠다 2010'은 2003년 슈뢰더 전 총리가 사회민주당 내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유연화와 실업급여 수급기간 축소 등을 포함해 추진한 개혁 프로그램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오른쪽) 전 독일 총리와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이 17일 아시아리더십콘퍼런스에서 대담하고 있다. /김하나 인턴기자
    슈뢰더 전 총리는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추고 부당 해고 금지 기준을 완화하며 실업 급여 수령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런 개혁안은 일반 대중과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슈뢰더 전 총리는 2005년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이 이끄는 중도 우파 기독교민주당에 패해 정계를 떠났다. 하지만 현재 독일은 통일 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고, 사회보장제도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당시 독일은 통일로 새로운 자유를 얻은 대신 일자리를 잃은 상태였다"며 "'유럽의 병자(病者)'였던 독일을 깨어나게 하고,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도 독일과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봤다. 선진국가이며 산업국가이고, 노인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노사가 화합하려면 각자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며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직업교육에 투자해 혁신과 생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개혁을 지금 단행해야 한다"며 "독일이 낡은 제도를 고치지 않았다면 미래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남북 통일에 대한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독일의 통일은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며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사람이다. 정권교체, 정권이익, 정부의 대북 정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과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의 앞날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그는 EU에서 떠난 영국이 "많은 경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투자가 제한돼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본다"며 "영국기업을 중심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개 기업 중 1개 기업이 유럽의 다른 곳으로 기업을 이전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정치적 통합을 진전시켰을 때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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