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 비난에 익숙…인간쓰레기·흡혈귀라 했는데 새롭지도 않다”

입력 2018.05.17 10:25 | 수정 2018.05.17 10:31

북한이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비난한 것과 관련, 볼턴 보좌관은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 시각 16일 오전 폭스뉴스 라디오의 ‘더 브라이언 킬미드 쇼’ 인터뷰 중 ‘북한이 당신이 말한 리비아식 북핵 반출 모델을 문제 삼고 실명을 언급하며 당신을 비난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볼턴 보좌관은 “2003년 부시 행정부에서 6자회담을 할 때 북한은 내가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독재자’ 등으로 묘사한 것을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나를 ‘인간쓰레기(human scum)’ 라 불렀다. 나를 ‘흡혈귀(bloodsucker)’라 부르기도 했고 내가 매우 ‘추악한 인간(ugly fellow)’이라고도 했다”며 “그래서 나는 (이런 비난에) 익숙해졌다. 그게 북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정자 시절인 2018년 3월 29일 국방부 청사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당시 매티스 장관은 볼턴이 안보 초강경파란 세간의 평을 거론하며, “당신이 악마의 화신이라고 들었는데, 만나고 싶었다”고 농담했다. /미 국방부
볼턴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2001~2005), UN 주재 미 대사(2005~2006)로 일하며 대북 강경 정책을 주도했다. 볼턴은 2003년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을 지옥에 비유하고 김정일을 ‘독재자’ ‘폭군’이라고 했다. 이에 격앙한 북한은 2003년 북핵 협상을 위한 6자회담 대표단에 볼턴이 포함되자 관영 매체를 통해 그를 ‘인간쓰레기’ ‘흡혈귀’라 비난했다. 결국 볼턴은 미국 대표단에서 제외됐다.

볼턴은 담화를 낸 김계관을 ‘문제가 많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는 “북한은 담화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등 미국이 추구하는 것들을 비판했는데, 이 담화는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김계관이 낸 것”이라며 “김계관은 항상 과거 협상 때마다 문제가 많은 인물이었다”고 했다.


김계관<사진>은 김정일 체제에서 핵 협상 당시 단계별 진전 때마다 조건을 붙이고 더 많은 보상을 받아내며 협상을 지연시키는 ‘살라미 전략’을 펼쳤다. 이를 의식한 듯 볼턴 보좌관은 이날 “북한이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끝이 안 보이는 대화만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김계관 제1부상은 담화에서 볼턴 이름을 세 번 언급하며 비난했다. 그를 ‘사이비 우국지사(憂國之士·나랏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사람)’라 부르고 “이미 볼튼(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냈다.

북한이 담화를 통해 볼턴 보좌관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핵 폐기 방식을 문제 삼았지만, 그는 이 방식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할 진정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하면, 우리는 (핵·WMD)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법을 알고 있다”며 “핵무기와 다른 무기들을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옮길 수 있고 충분한 자원을 투입해서 비교적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8년 4월 9일 취임했다. 볼턴이 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볼턴 트위터
미국은 2003년 12월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가 핵·생화학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후 2004년 1월부터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리비아 핵 프로그램은 2005년 10월 완전히 폐기됐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3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리비아처럼 북한 핵무기를 오크리지로 반출·폐기하는 것을 포함한 북한 비핵화 구상을 밝혔다.

북한은 김계관 제1부상 담화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며 “미국의 이러한 처사에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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