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보장 확신 서야 핵포기… 美·中·러 공조 필요"

조선일보
  • 김재곤 기자
    입력 2018.05.17 03:00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첫날]

    페리 前 미국 국방장관
    "북핵,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몰라… 완전한 검증에 시간 필요할 것"

    "가까운 미래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진 않을 것입니다. 기대가 너무 크면 (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지만 장·단기로 목표를 나눈다면 (비핵화는) 가능합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16일 ALC에서 다음 달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다소 낮추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비핵화 합의가 실패한 핵심적 이유에 대해 "북한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경제뿐 아니라 체제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은 체제 보장을 확신하기 전까진 절대로 쉽게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박에 모든 것을 끝내려 하는 일괄 타결식 접근을 고수할 경우 합의가 불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이 16일 ALC에서 발언하고 있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이 16일 ALC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세션은 윌 리플리 전 CNN 앵커가 진행했다. /이태경 기자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페리 전 장관은 1990년대 후반 대북 관여 정책을 먼저 실시하고, 실패할 경우 군사 옵션 등 강경책을 사용한다는 내용의 '페리 프로세스'를 고안했다. 과거와 달리 공화당 정부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현재 미국의 정치 상황은 북핵 문제 해결에 유리한 국면이라고 페리 전 장관은 분석했다.

    다만 "북한처럼 과거에 합의를 깬 전력이 있는 경우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북한에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얼마나 있고, 핵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과거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 협상을 하며 배운 몇 가지 교훈을 소개했다. 우선 북한은 핵만이 정권 전복을 노리는 미국의 계획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것, 북한의 지도자들이 엄격하고 잔혹하지만 확고한 자기 논리가 있다는 점에서 미치광이는 아니라는 것, 결코 체제의 생존과 경제적 인센티브를 맞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점 등이다. 그는 "만약 북한 측에서 핵 포기 의향이 있다면 다른 대안적 방법으로 체제 생존이 보장돼야 한다"며 "미국에서 보장해주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중국과 러시아 심지어 유엔 안보리에서 확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페리 전 장관은 "내 생전에 (북핵 해결을 위한)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에 실패한다면 과거의 실패보다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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