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北과 대화에서 양보해선 안될 마지막 한가지"

조선일보
  • 박수찬 기자
    입력 2018.05.17 03:00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첫날]

    - 美·中·日 외교 거물들의 조언
    체니 前 미국 부통령 "北, 20년간 원하던 미국과 양자대화 성사
    中의 장기목표는 한반도서 미군 철수시켜 아시아 패권 잡는 것"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한·미 동맹의 가치와 안보에 대한 약속·헌신의 틀 안에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은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대담하며 "한·미 관계를 튼튼히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남북, 미·북) 대화 과정에서 양보해선 안 될 마지막 한 가지"라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존 볼턴 당시 국무부 차관(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미국 대북 정책을 주도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체니 전 부통령은 “미·북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라지만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체니 전 부통령은 "상상도 못했다"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했다. "6자 회담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북한이 오로지 미국과의 양자 대화에 매달렸다는 점인데 거의 20년 만에 북한이 원하던 회담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체니 전 부통령은 "다만 회담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기대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역할론에도 신중론을 폈다. 중국의 압박으로 북한이 대화에 나섰다는 평가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중국의 장기적인 목표는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고 아시아에서 더 강력한 패권(�權)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선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첨단 기술 유출로 인한 갈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원 의원을 지냈고, 현재 딸(리즈 체니)이 하원 의원으로 있는 미국 와이오밍주(州) 사례를 들었다. 그는 "와이오밍주는 투자 측면에서 인기가 없지만 미사일 기지가 있는데 많은 중국 기업이 이곳 통신 회사들과 손을 잡으려 한다"며 "경제도 중요하지만 안보 문제와 연결된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며 안보에서 기여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일본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수 없고 한국도 같은 생각이라고 안다. 중국도 이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을 체결할 때 반대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다른 나라들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을 충분히 막지 못한다며 최근 이 협정에서 탈퇴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등 중동에서 미국을 지지하고 협력했던 전통적 동맹에서 이란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은 러시아와 손잡고 중동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고, 과거 북한이 시리아 원자로 건설에 참여했을 때도 이란이 파이낸싱(자금 조달·중개)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1·2차 이라크 전쟁을 주도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날도 "미국이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세계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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