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文대통령에 '트럼프 설득해달라' 과제 던져"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8.05.17 03:00 | 수정 2018.05.17 07:40

    [6·12 美北정상회담]

    美 소식통 "22일 韓美회담 겨냥… 한국 움직여 北 입장 반영 노림수"
    태영호 "北, 美 상대로 힘 부치니 우리민족끼리 힘 합치자는 속셈"

    북한이 미국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미(對美) 설득'이란 과제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6일 본지 통화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22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이라며 "한국을 움직여 미국과 정상회담 때 북한 입장을 더 확실하게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한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취소함으로써 F-22등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 같은 북한 입장을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주장할 핵심 메시지를 미리 전달하고 설득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도 이날 본지와 만나 "북한이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 한국이 나서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완전한 비핵화를 원하는 미국과 체제 안전 보장을 원하는 북한 사이에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북한은 지금 '혼자 미국을 설득하기가 힘에 부치니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남북이 힘을 합쳐 미국의 입장을 돌려세우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겉으로는 맥스선더 훈련과 태 전 공사의 회고록 출간을 트집 잡았지만, 실제로는 '한·미 정상회담 때 한국이 북한의 편에서 미국을 설득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과 미국이 회담 의제를 놓고 막판 합의문 도출을 위한 조율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북한으로선 원래 예견했던 것보다 미국이 너무나 큰 봇짐을 주자 (조율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대화 기류가 깨지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을 어느 정도 감안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강조하는 '완전한 비핵화(CVID)' 원칙을 건드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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