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몰카엔 몰카로 대응한다며… 남혐 사이트, 男화장실 사진 올려

조선일보
  • 김수경 기자
    입력 2018.05.17 03:00

    워마드, 고대화장실 몰카 유포
    왜곡된 性 인식 남혐·여혐 '말 전쟁'에서 실제 범죄로 번져

    지난 15일 남성 혐오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Womad)에 '고려대 남 몰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남성이 공중화장실에서 양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는 사진이 함께 올라왔다. '고대 남자 화장실에서 몰카를 찍었다, ○○(남성 성기) 사진 6개와 동영상 9개도 올릴 수 있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이 글에 '고대 여자 화장실 찍다 걸린 사람 학교 잘 다닌다'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어 올리는 남성에 대한 보복으로 '남성 몰카'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사이트에는 최근 성균관대·한양대·경희대 등 대학 남자 화장실 '몰카'가 하루에 스무 건쯤 올라온다. 지난 10일 홍대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몰카를 올린 여성 피의자가 검거된 후 벌어지는 일이다. 당시 '워마드'에서는 피의자가 여성이라서 경찰이 빨리 붙잡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남녀 혐오 현상'이 도를 넘고 있다. 최근까지 일부 남성은 여성을 '김치녀' '삼일한(사흘에 한 번 때려야 한다는 뜻)' '예민충(예민한 여성)' 등으로 비하했다. 일부 여성은 남성을 '한남충(한국 남자는 벌레)' '폐저씨(늙은 남자)' '맘마충(마마보이)' 등으로 조롱했다. 남성들은 '일베' 같은 사이트에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여성은 '남혐(남자 혐오)'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며 '메갈리아' '워마드' 등을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말 전쟁'은 최근 몰카로 번졌다. 여성인 남성들을 '성폭력의 잠재적 가해자'라며 남성 몰카를 찍어 올리는 것이다.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남성을 몰래 찍은 사진, 길가는 남성을 몰래 찍은 동영상, 밥 먹는 남성을 몰래 찍은 사진 등을 올린다.

    과거 남녀 갈등은 여성들이 부당한 성차별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4~5년 전쯤부터 일부 남성이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만들어 썼다. 이성(異性)에 대한 열등감과 피해의식,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등이 겹치면서 남녀 간 혐오 현상이 두드러졌다. 안이환평등연구소 안이환 대표는 "현대인들의 분노 조절 능력 상실이 남녀 간 혐오에도 나타나면서 표현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성차별이라는 중요한 논의 주제는 사라지고 혐오만 남은 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화장실 몰카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성범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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