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北과의 '평화협정'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조선일보
  • 이도형 아르거스(Argus) 회지 '현상과 진상' 발행인
    입력 2018.05.17 03:10

    이도형 아르거스(Argus) 회지 '현상과 진상' 발행인
    이도형 아르거스(Argus) 회지 '현상과 진상' 발행인
    많은 사람이 평화협정을 말하지만 의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평화협정이란 교전국 간에 전쟁을 그만하고 평화를 회복하자는 것인데, 강화(講和)조약이라고도 한다.

    이 협정은 보통 승자와 패자 간의 약정으로, 승자는 영토를 회복하고, 패자에게 배상·무장해제 등을 부과한다. 우리는 영토와 대다수 국민의 확보, 그리고 전과(戰果) 면에서 승자다.

    1차 대전 후 1919년 6월 베르사유조약은 미·영·불 연합국(승자)이 독일(패자)에 무력으로 탈취한 영토 반환, 전쟁 비용 배상, 무장해제 등을 하도록 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2년)도 마찬가지였다. 1945년 11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전범 재판이 열려 이듬해 괴링 등 12명의 전범이 처형됐고, 도쿄에선 1948년 11월 전범 재판이 열려 도조 히데키 등 7명의 A급 전범이 처형됐다.

    한국전쟁에도 전쟁을 일으킨 전범이 엄연히 존재한다. 68년 전 민족 반역자 김일성이 종주국 소련의 후원을 얻어 38도선을 돌파, 동족에게 총포를 쏘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켰다.

    이런 전쟁을 그만둔다면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으로 국군전투원 14만명이 희생됐고 남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이 1000만명이다. 평화협정을 말한다면 이들에 대한 보상과 결합 또는 송환이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전쟁범죄자 단죄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회자되는 '평화협정'엔 이런 말이 전혀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응분의 보상이 있을 터이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북한도 남한 못지않게 발전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원칙을 무시한 분통 터지는 말이다.

    베트남 '평화협정'을 얘기하지만 호찌민은 김일성처럼 먼저 전쟁을 도발하진 않았고, 공산당과의 평화협정으로 자유베트남 패망을 자초하지 않았던가? 현대 세계의 모든 평화협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뮌헨협정(1938년), 독·소 불가침조약(1939년), 일·소 불가침(1941년), 두 번의 중국 국공합작, 미·월 평화협정(1973년) 등. 모두 힘이 축적된 측에 의해 파기됐다. 한국의 위정자, 미국의 협상자들은 키신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원칙대로(적에 대한 적절한 처우) 일을 처리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후환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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