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슬픈 어느 날

조선일보
  • 박두순 동시작가
    입력 2018.05.17 03:07

    슬픈 어느 날

    울음을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별님이
    먼저 알고
    눈물이 글썽.

    슬픔을 잊으려고
    애를 썼지만

    달님이
    먼저 알고
    수심이 가득.

    ―박지현(1943~ )

    [가슴으로 읽는 동시] 슬픈 어느 날
    어린이는 고통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모른다고? 아니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어린이는 그런 감정이 몰려와도 내색을 않거나 못한다. 어느 날, 큰 꾸중을 들었을까, 매를 맞았을까. 어린이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고통스러운 마음이 울음을 밀어올렸다. 감정을 다스리기 어렵다.

    혼자 견뎌내려고 창가로 간다. 오, 별빛 달빛이 먼저 아픈 마음을 읽고 어루만져 주네. 별은 눈물을 글썽거리고, 달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려다보며. 그렇다. 슬플 땐 무얼 봐도 슬퍼 보인다. 감정에 따라 사물도 다른 얼굴을 한다.

    혹자는 이런 작품도 동시냐고 하겠지만, 어린이에게 예쁘고 착한 시만 들이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이 아픔도 보듬어 줄줄 아는 시도 있어야 한다. 이 시를 읽고 '나도 그런 적 있었어' 하며 위로받을 어린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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