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항명사태, 18일 전문자문단 회의가 분수령

입력 2018.05.16 18:24 | 수정 2018.05.16 18:51

수사지휘-직권남용 놓고 대검·수사단 충돌
검찰 고위 간부 2명 기소여부 회의서 결정
법조계 “어떻게 결론나든 검찰엔 큰 상처”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검찰 안팎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만간 열릴 대검찰청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에 따라 더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총장은 16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원만히 이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어떤 결론이 나든 검찰 입장에서는 상처"라고 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적법한 수사지휘? 부당한 직권남용?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오는 18일 전문자문단 회의를 연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지난달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으나 문 총장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수사단은 ‘내부 인사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문 총장이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전문자문단을 꾸려 검토를 맡긴 뒤 그 결정에 따르도록 한 것이다.

이날 전문자문단의 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구속영장에 적시할 범죄사실의 범위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은 검찰 고위 간부의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수사단은 "안미현 검사가 주장한 외압 의혹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일부 사실에 관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수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검사장급 고위 간부들인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과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전 춘천지검장)이다.

다만 이들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대검과 수사팀의 의견이 달랐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검찰청법 등에 따라 지휘가 이뤄졌다면 문제될 소지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직권남용은 법리적으로 까다롭고 입증하기도 어렵다"며 "직권남용이 적용되면 수사지휘와 관련해 모든 규정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8일 오전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검찰 수사관들이 국회의원 회관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조선DB
◇전문자문단 어떤 결정하든…文 총장, 진퇴양난
핵심은 전문자문단이 김우현 부장과 최종원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놓고 어떤 의견을 내는지다.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 중 하나인 김 검사장이 재판에 넘겨진다면 검찰 내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재판에 넘겨진 두 사람의 자리를 채우는 것부터 시작이다. 전국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반부패부장과 주요 금융수사를 전담하는 서울남부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요직으로 꼽힌다. 검찰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인사 태풍이 불면 조직이 뒤숭숭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총장의 책임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검찰 고위직 출신의 한 변호사는 "총장의 핵심 참모인 반부패부장이 불미스럽게 옷을 벗는데 총장도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불기소 의견이 나오더라도 여진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 총장은 강원랜드 수사단을 편성하며 '독립 수사'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단의 발표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총장으로서 조직을 끌고 나가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변호사는 "평검사도, 수사단도 총장의 리더십에 대해 대놓고 문제제기를 한 상황만”이라며 “기강이 무너진 상황”이라고 했다.

대검, 자문단 편파 구성 논란에 "수사단 의견 듣고 정한 것" 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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