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 "재판 빨리 끝내달라"vs. 檢 "추가할 범죄사실 더 있다"

입력 2018.05.16 18:04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씨와 공범 양모(35)씨, 우모(32)씨의 재판이 피고인들의 기대보다 장기화될 전망이다. 경찰이 포착한 김씨 일당의 추가 범행이 아직 범죄사실에 모두 반영되지 않아서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일당 재판에서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댓글을 분석 중에 있다”며 “공소장 (추가)변경을 위해 재판기일을 더 잡아달라”고 했다. 검찰이 범죄사실을 추가하면 두번째 공소장 변경이 된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 재판에서 “실체를 밝히기 위해 댓글을 분석 중에 있다”며 “공소장 (추가)변경을 위해 재판기일을 더 잡아달라”고 했다. /뉴시스
재판부는 전날 검찰이 신청한 1차 공소장 변경을 이날 허가했다. 검찰은 조작 댓글 건수를 당초 기소했던 2개보다 많은 50개로 늘렸고,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에 대한 설명 등 댓글 조작 수법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드루킹 측은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모두 자백하고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입장이다. 김동원씨는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 전체를 인정한다”고 했다. 변호인은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재판에 사용하는데 동의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변호인은 “오늘 결심(結審)해주시고 선고만 추후에 해주시면 안되느냐”고 말했다. 다른 공범과 달리 뒤늦게 전날 기소된 공범 박모(필명 서유기)씨에 대한 심리는 따로 진행한 뒤 선고만 묶어서 함께 해달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동일한 만큼 같이 재판을 받는 게 맞다”며 박씨 재판도 김씨 등과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중인 추가 범행이 있어 재판을 끝내면 안된다고 맞섰다. 검찰은 “김씨 일당은 같은 수법으로 오랜 기간 범행을 저질러 데이터가 많고 (분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자료가 주로 저장된 USB(이동식저장장치) 압수물은 대부분 암호화됐고 피고인들이 비밀번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변경된 공소사실 외에도 2만여건에 대한 댓글조작 정황이 있다. 조만간 경찰로부터 송치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기존 혐의와 관련됐던 기사를 포함해 676개 기사 내 2만여개의 댓글에 대해 매크로(자동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210만번 부정클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검·경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 사건 수사를 특검에 맡기기로 합의하고 수사범위 등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드루킹’ 김동원씨가 공동대표인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느릅나무출판사에 여러대의 컴퓨터가 보이고 있다./박상훈 기자
드루킹 측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검찰이 침해하고 있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독방에 수감돼있고 변호인 외에는 면회도 제한됐다”면서 “네이버 업무 방해가 큰 죄지만 피고인들이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큰 인신 구속”이라고 했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 등을 통해 추가로 재판에 반영하려는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나머지는 특검에서 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판사는 “변호인의 취지는 알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다음 기일에 증거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측의 재판 횟수가 늘어나게 된 셈이다.

드루킹 재판은 지난 2일 첫 재판부터 삐그덕거렸다. 검찰이 댓글조작 수법으로 공소장에 적시한 ‘매크로’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준비해오지 못한 데다 증거분석도 덜 끝난 상태로 법정에 왔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김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재판 중간 중간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손으로 눈을 가린 상태로 검사 등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검찰 측이 추가 공소장 변경에 대해 말할 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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