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 1월 주한미군 가족 철수 준비 지시…전쟁 대비”

입력 2018.05.16 11:29 | 수정 2018.05.16 11: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몇 주 전인 올해 1월 주한미군 가족을 철수시킬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CNN이 15일 전·현직 미 행정부 관리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올 초만 해도 그가 북한과의 전쟁을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봤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이는 완전히 실행됐다면 북한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아갈 수도 있었을 도발적 조치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일 정보 브리핑을 받던 중 당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주한미군 가족 소개(evacuation) 준비를 지시했다. 이에 맥매스터 보좌관은 NSC에 주한미군 동반 가족에게 한국을 떠나라고 명령하는 대통령 명령문을 작성하도록 했다. 당시 NSC 관리들은 북한이 이런 움직임을 미국이 전쟁에 돌일합 준비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라 우려했으나, 이 문서는 하루 안에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에게까지 올라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10일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상덕·김학송씨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이들이 탄 비행기에 들어가 귀국을 환영하고 있다. /백악관
그러나 켈리 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원래 지시보다 축소된 절충안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주한미군 동반 가족을 철수시키는 대신 앞으로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을 금지시키는 쪽으로 대통령을 설득한 것인데, 이 방안 역시 실행되지는 않았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여 명, 동반 가족은 770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CNN은 전직 정부 관리와 대북 전문가들을 인용, “8000여 명에 달하는 주한미군 가족들에게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던 호전적인 말들을 고려할 때 미국이 군사 행동을 나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올해 2월 미국이 주한미군의 가족 동반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설이 퍼졌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관련 보도를 부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행동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2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외교적 수단이 성공적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매티스 국방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군사 옵션을 제시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주한미군 동반 가족 소개는 군사 행동의 전조로 여겨졌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3월 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그와 참모진이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공격, 이른바 ‘코피 작전’을 실행할 가능성을 검토하던 때와 맞물린다. 한 전직 고위 관리는 CNN에 “매티스 장관이 대통령이 원하는 군사 옵션을 제시하는 것을 주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과 미군 고위 참모들에게 자신이 대북 군사 옵션 검토에 대해 진지하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CNN은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은 대북 최대 압박 전략에는 모두 의견이 일치했지만, 대북 군사 행동 검토와 관련해서는 크게 갈렸다”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특사단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전달받고 이를 즉석에서 받아들였을 때 일부 참모들이 상당히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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