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욕설파일' 법정 다툼 가면 어떻게 될까

입력 2018.05.16 10:02 | 수정 2018.05.16 10:11

6·13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자리를 두고 맞붙는 남경필(53) 자유한국당 후보와 이재명(54)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욕설 음성파일’을 놓고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남 후보는 “이 통화녹음 파일을 선거유세 때 공개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고, 이 후보는 즉각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문제의 파일은 이 후보가 2012년 갈등을 빚었던 셋째 형수 박인복(故 이재선씨의 부인)씨와 통화하며 심한 욕설을 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후보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음성파일 공개를) 좀 더 깊이 고민 중”이라며 “선거유세 때 이 파일을 틀어야 할지는 당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유세장에서 틀기 시작하면 경기도민들이 어떻게 이런 사람을 경기지사로 앉히겠나. ‘절대로 안 된다’(할 것)”이라고 했다.

만약 남 후보 측에서 이 음성파일을 공개했을 때 법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남경필(왼쪽) 자유한국당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조선DB
①“공개할 때마다 돈 내라”... 구속력 떨어져
이 후보는 이미 과거에도 음성파일이 공개되지 않도록 법적 대응에 나선 적이 있다. 이 후보가 욕설한 음성이 담긴 파일을 형 부부가 공개해 언론 보도 등을 타고 퍼져나가자 이 후보는 “대화 내용이 더 이상 퍼지지 않게 해달라”며 법원에 대화 내용 공개 및 유포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 후보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2012년 이 후보의 의사와 달리 해당 내용을 공개·유포하면 위반 행위가 있을 때마다 50만원을 이 후보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2013년에는 지역언론사에도 보도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며 위반할 때마다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했다.

음성파일이 다시 공개되면 이번에도 이 후보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처분은 이행강제금으로 간접적인 강제만 가능할 뿐 직접적인 형사처벌은 아니다. 올해 연간 예산만 22조원에 달하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 수장 자리를 두고 겨루는 마당에 이행강제금이 실질적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낮다.

②형사처벌은? 명예훼손·선거법 위반 가능성
이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 홍 대표와 남 후보의 저질 네거티브와 동조행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의 형사책임은 물론 손해배상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측이 음성파일을 공개하면 형사책임까지 따져 묻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반성하고 또 사과드린다”며 음성파일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통화의 존재 사실은 수긍했다.

다만 우리 법은 예외적으로 공개된 사실의 공익적 가치가 클 경우 명예훼손 처벌을 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YK법률사무소 김범한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공익이 더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 사실이면 문제가 되겠지만 내용이 사실이면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경기도민의 알 권리를 고려해 형사 처벌까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에게 폭언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 페이스북 캡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 경우다. 이 후보는 “수많은 통화녹음 중 일부를 내용을 조작해 언론사 등에 보내 내용이 왜곡된 채 선거 때마다 전국에 유포되고 있다”고 했다. 내용 조작을 문제 삼는 부분은 이 후보가 여성의 신체 부위를 거론했다는 대목 등이다. 이 후보는 “제가 아니라 형님 부부가 어머니에게 한 패륜 폭언인데 수많은 통화를 녹음한 후 이중 극히 일부를 가지고 제가 형수에게 그와 같은 성적 폭언을 한 것으로 조작·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법 위반 주장을 펼 수도 있다. 후보자 낙선 등을 목적으로 비방한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도 명예훼손과 마찬가지로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따라붙는다. 앞서 이 후보의 음성파일을 유포했다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한 지역언론사도 단서 조항 덕분에 재판을 면했다.

그 밖에 개인 간 대화를 누설했다며 통신비밀보호법을 문제삼을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비공개 대화를 녹음·청취하거나 누설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논란이 되는 녹음파일의 경우 당사자들이 직접 대화하는 과정에서 녹음된 데다 파일이 인터넷상에 공공연하게 유포된 상태”라며 “공개 행위 자체가 불법이 될 가능성은 낮고, 공개 이후 발생한 피해에 관해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법 위반, 민사상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③“내 주장이 팩트”vs.“이재명 말 거짓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형님 부부가 사소한 표현을 문제 삼아 허위주장이라며 형사고소, 민사소송을 하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면서 “경찰 조사 결과 형님 부부의 주장은 허위로 저의 주장은 사실로 밝혀져 형님 부부는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했다”고 했다.

그러나 14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만난 이 후보의 형수 박인복씨의 한 측근은 “거짓이다. 남편(이재선씨)이 돌아가셨는데 (소송까지 하려니) 골치가 아파서 소를 취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소송을 취하하라는) 압력 같은 건 없었다”면서 “멀쩡한 사람이 병이 나서 죽었는데 소송에 신경 쓸 경황이 없다가 정리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이씨 부부는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기했다. 이는 형 이재선씨가 △어머니에 대한 금전요구와 막말 △어머니 폭행 △일베 활동 △여동생 폭행치사 등을 했고, 정치 활동과 관련해 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사주를 받는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이 후보가 알려 이들 부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해 11월 폐암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이후 이씨의 두 자녀가 박씨와 원고가 돼 소를 이어받았지만 3개월 후인 지난 2월 10일 소를 취하했다.

홍준표, 이재명 겨냥 “쌍욕 파동이 가정사? 뻔뻔한 좌파 민낯”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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