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이 국방개혁안 올리자, 靑 "다시 보고하라" 왜?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8.05.16 03:08

    지난 11일 국방부 보고하자, 文대통령 "추가 검토하라" 지시
    '대북 타격 군사전력 강화·국방예산 증가' 사실상 반려된 셈
    軍안팎 "남북 대화 무드 속, 병력 줄고 전작권 환수 당겨지나"

    청와대에서 지난 11일 국방부가 보고한 국방개혁 2.0안(案)에 대해 사실상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남북 대화 분위기 속에서 국방개혁안 중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과 구상이 상당 부분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靑 "국방개혁 추가 검토해 보고하라"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방개혁 2.0안을 보고했다. 이후 토의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군에선 국방차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 국방부 개혁실장이, 청와대에선 비서실장, 정책실장, 민정수석, 안보실1차장, 평화군비통제비서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송 장관에게 "국방개혁안을 추가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개혁 앞으로 어떻게 되나
    국방부는 4월 말만 해도 청와대에 국방개혁안 보고를 마치고 이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11일 보고를 앞두고 국방부 관계자는 "보고가 아니라 토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보고 이후 국방부 관계자들은 "국방개혁안 중 확정된 건 없다"며 함구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국방개혁 2.0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을 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남북, 미·북 대화가 국방개혁 보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북 전력 악영향 우려

    군 일각에선 앞으로 북한 핵 폐기가 본격 논의되면 국방개혁안 중 대북 군사 대비 태세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안에 '공세적 신작전 수행 개념'을 담았다. 북한과 전면전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조기에 평양을 점령해 북한 전쟁 의지를 꺾겠다는 내용이다. 또 킬체인(핵·미사일 등 핵심 위협 긴급타격),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 KMPR(대량 응징보복) 등 3축 체계를 확대 발전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방 예산도 축소될 수 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최근 "(올해) 군사력 유지를 위해 43조원 정도 국방 예산을 쓰는데 내년에는 50조원을 요구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장병 월급 등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 예산은 차이가 없겠지만, 전력 증강에 사용되는 방위력 개선비의 경우 남북 대화 분위기와 맞물려 축소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전작권 환수 속도 내나

    국방개혁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복무 기간을 단축(육군 기준 21→18개월)하는 안은 그대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방부는 2022년까지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할 예정인데, 남북 군축이 본격화되면 이 역시 추가 감축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올 초부터 국방부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장관은 11일 청와대 국방개혁 보고를 마친 뒤 '국방 예산 토론회'에서 "국방개혁 2.0이 완성되는 2023년에는 전작권이 환수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방부는 "송 장관이 환수 시기를 특정한 건 아니고 그즈음에 전작권 환수가 이뤄져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신원식 전 합참작전본부장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폐기에 들어간다고 해도 당장 이뤄지는 게 아니다"면서 "북한 군사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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