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총장 "보고도 안받겠다" 했다가 3개월만에 수사 지휘

조선일보
  • 조백건 기자
    입력 2018.05.16 03:01

    수사지휘권은 법적 권한이지만 "독립수사 보장" 발언이 문제돼
    대검 "수사단이 먼저 물어와 총장이 의견 제시한 것일 뿐"

    '총장은 수사단 출범 당시 공언(公言)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단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휘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은 법에 명시된 권한이다. 검찰청법에는 '검찰총장은 검찰 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검찰총장은 일선 검사를 통해 영장 청구와 피의자 소환 및 기소 여부 등 사건 수사를 구체적으로 지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검찰청마다 수사 기준이 달라 혼란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이런 수사지휘권을 보장하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단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자체가 아니다. 문 총장이 당초 수사팀에 전권을 맡기고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수사를 지휘했다는 것이다. 대검은 지난 2월 문 총장의 지시로 이번 수사단 구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할 것"이라며 "수사단은 수사 상황에 대해 대검에 일절 보고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수사단은 총장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총장이 자신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는 독립적 수사단을 꾸리기로 한 결단이 석 달 만에 자충수가 돼 돌아왔다는 말이 나온다. 대검 측은 이에 대해 "수사단에서 먼저 공문을 보내 총장 의견을 물어와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 처음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검찰 안팎에선 총장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관해 의견을 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제기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은폐 의혹과 관련해 수사단의 타깃이 검찰 상층부로 옮겨가자 문 총장이 수사팀의 판단에만 맡길 수 없다고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수사단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일부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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