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능력은 정시, 학점은 수시 출신이 우수

조선일보
  • 유소연 기자
    입력 2018.05.16 03:01

    [직능원, 대학생 1만4875명 조사]

    의사소통·대인관계 등 '핵심역량', 정시가 학종 출신보다 점수 높아
    서울대 등 학점 분석한 결과 수시 출신이 정시보다 더 좋은 점수

    수능 성적 위주인 정시 전형으로 입학한 대학생이 자기 관리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 등 사회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이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6년 전국 1~4학년 대학생 1만4875명이 참여한 핵심 역량 진단을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핵심 역량 진단'은 대학생이 졸업 후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정보·기술 활용 ▲의사소통 ▲글로벌 ▲종합적 사고력 ▲자기관리 ▲대인관계 등 6개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다. 직능원 연구 결과, 수능 점수를 주로 반영하는 정시 모집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100점 만점에 평균 55.18점을 받았다. 수시 학종 이외 전형(학생부교과 전형·논술 등) 입학생은 51.09점, 수시 학종 전형 입학생은 49.34점이었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는 "응용력, 문제 해결 능력, 사고력 등 수능의 평가 요소가 핵심 역량 진단 요소와 연관성이 높아 정시 출신 점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정시를 줄이고 학생부 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사회적 능력은 정시, 학점은 수시 출신이 우수
    지금까지는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나 학점이 높게 나온다는 연구가 많았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최근 공개한 2013~2017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전형별 평균 학점을 보면, 학종 입학생의 평균 학점이 정시 입학생보다 적게는 0.17점에서 많게는 0.44점(4.3 만점) 높았다. 한양대 역시 2015~2017학년도 입학생 학점을 분석했더니, 학종 출신 학생들 학점이 평균 3.43점(4.5 만점), 정시 출신 학생들은 3.15점이었다. 정시 출신 학생들은 학종뿐 아니라 학생부교과 전형, 논술 전형 출신보다 학점이 낮았다.

    이 두 가지 연구를 보면 '대학 학점은 학종 출신이 높지만,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은 정시 출신들이 더 많이 갖춘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직능원 연구 결과만으로 정시 출신들이 미래 직무 능력을 더 갖췄다고 판단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진단 평가는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문제 풀이식 수능에 강한 정시 출신들 점수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서울 주요 대학은 정시 비중이 지방보다 높고 우수 학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전반적으로 정시 출신 학생들이 직능원 평가를 잘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효완 광운대 입학사정관실장은 "현장에서 보면 학종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본인 진로를 개척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등이 뛰어난 편"이라며 "대학 적응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사회에서의 직무 능력도 뛰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학종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잘하는 것은 핵심 역량보다는 고교 3년간 내신 성적과 학생부 관리를 꾸준히 잘한 학종 출신들의 성실성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능은 단순 암기력이 아니라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직능원 연구 결과가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직능원 손유미 연구위원은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정시 출신들이 잘 갖추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지역·학교 간 격차를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