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소통병법] [1] '感謝 빚'은 '금전 빚'보다 무섭다

조선일보
  •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입력 2018.05.16 03:12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당연한 일은 줄고, 감사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면 당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 켈러허 창업자 겸 전(前) CEO가 한 말이다. 실제로 성숙한 리더들은 역경이나 불운에 부딪혀도 오히려 사의(謝意)를, 즉 고마워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은 "함께 열심히 일해주는 직원, 부탁을 들어주는 거래처는 물론 무리한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고객에게도 교세라를 단련시켜주는 일이라 생각하고 감사했다"고 회고한다. 감사가 인격 함양과 기업 성장에 빼놓을 수 없는 '명약(名藥)'이라는 것이다.

    더글러스 코넌트 전 캠벨수프 CEO는 10년 동안 직원들에게 자필로 매일 10여 통의 감사 편지를 썼다. 이런 소통 방식으로 적자로 휘청이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더글러스 코넌트 전 캠벨수프 CEO는 10년 동안 직원들에게 자필로 매일 10여 통의 감사 편지를 썼다. 이런 소통 방식으로 적자로 휘청이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코넌트리더십(ConantLeadership) 홈페이지
    조직 소통에서도 감사의 '마력'은 상당하다. 더글러스 코넌트는 2001년 대량 해고와 실적 악화로 휘청이던 미국 식품 대기업 캠벨수프의 CEO에 취임했다. 그는 직원과의 소통, 그중에서도 '감사 소통'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감사 문화'를 확산해 사기(士氣) 앙양과 영업력 강화를 노린 코넌트는 뭔가 특별한 일을 한 직원 소식을 찾기 위해 매일 한 시간 비서와 공동으로 이메일과 회사 인트라넷을 검색했다. 그런 다음 고위 임원부터 유지보수 담당 말단 직원에게까지 손수 작성해 보낸 편지에 각각 다른 내용의 개인적인 감사를 표했다.

    최소 하루에 10통의 편지를 썼다고 하니, 2011년 퇴임 때까지 10년간 3만 통 정도 작성한 셈이다. 그의 이런 노력은 적자이던 회사를 흑자로 돌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코넌트의 영향을 받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직원들에게 감사 메일을 수시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대왕의 리더십 비결인 '칭찬 경영'에도 감사 소통이 밑바탕에 있다. 그는 노비 장영실을 중국에 사신으로 보낼 때 뛰어난 솜씨를 칭찬하며 격려했고, 불경(不敬)스러운 신하에게도 "너의 말이 심히 아름답다"고 칭찬부터 했다. 32년 재위 내내 세종대왕이 칭찬할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체질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로버트 에먼스 UC 데이비스대 교수가 50여 개국 192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감사'는 기업 안에서 생산성과 직무 만족도, 팀워크를 높이는 등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감사 소통에 매진한다고 해서 회사가 절로 잘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인터넷 기업 야후 CEO에 취임한 머리사 메이어가 대표적이다. 그는 사내에 다양한 '감사 소통'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했지만 신뢰 구축은커녕 경쟁과 분란만 낳으며 실패했다.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구성원에게 일방 요구한 결과였다.

    그래서 감사 소통이 성공하려면 리더의 자기 성찰이 출발점이다. "왜 감사할 만한 실적이나 감사해야 할 직원이 없나"라며 내심 불평불만하고 있는 건 아닌지부터 말이다. 당장 일의 성과가 아니라 구성원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떨까. 또 작게라도 널리, 멀리 감사를 회전시키고 퍼뜨려야 한다. 감사의 감(感)에는 입 구(口)가, 사(謝)에 말씀 언(言)이 들어 있다. '감사 빚'은 '금전 빚'보다 무섭다는 말도 있다. 감사 소통의 성패는 결국 리더가 진정으로 겸손하며 직원을 사랑하는가 하는 '인망력(人望力)'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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