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與 후보들의 '토론 기피증'

입력 2018.05.16 03:13

권상은 경기취재본부장
권상은 경기취재본부장

15일 오후 3시부터 경기도에서는 지역 민방 채널과 인터넷으로 '경기도지사 예비 후보 초청 토론회'가 생중계됐다. 후보들의 정책을 제대로 알리고 검증해 유권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자는 취지에서 인천경기기자협회와 경기언론인클럽이 토론회를 주최했다. 경기도민들이 도지사 후보를 대리 면접하는 첫 기회였다.

그러나 양자 토론 대신 반쪽짜리 대담이 됐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와 함께 초청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좌석에는 사회자가 앉았고, 당초 기대했던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은 사라졌다. 사회자와 남 후보가 주고받는 질문과 답변은 맥이 풀렸다. 인천경기기자협회는 올 1월부터 토론회를 준비했다. 이를 위해 예비 후보들과 일정을 조율했고 회원사에서 받은 질문을 정리해 지난 10일 전달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이 "질문지가 편향됐다"며 이의(異議)를 제기해 수정 문제도 논의했다. 그러나 12일 '불공정한 토론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공문이 온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6·13 지방선거는 여당이 초강세다. 그러자 민주당 후보들은 '부자 몸조심'하듯 토론회를 기피하고 있다. 어차피 검증받는 자리인데 득(得)보다 실(失)이 크다는 셈법에서다. 이 후보는 '혜경궁 김씨 의혹' '형수 욕설 파문' 등이 거론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전북 익산시장 선거도 민주당 후보가 "일정이 너무 바빠 선관위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 외에는 나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시비가 되고 있다. 최근 여수MBC의 여수시장 후보 토론회도 단독 대담으로 바뀌었다. 민주당 후보의 문제 제기로 1대1 양자 토론이 무산된 탓이다.

방송 토론회는 좀 더 많은 유권자가 후보의 자질과 능력, 정책과 정견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출마하는 후보들은 유권자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참가할 책임이 있다. 지금 1등이라고 기피하는 것은 주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작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방송 토론회를 늘리자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그는 당시 "나도 토론이 두렵다. 약점을 공개하고 개인사를 해명하는 것이 힘겹고 상처도 받는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라면 주권자인 국민 앞에 철저히 발가벗겨져 검증받고 시험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앞서나가던 문재인 후보도 수용해 합동 토론회만 11번 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 드루킹 댓글 조작 등에 묻혀 개별 후보에 대한 검증과 판단은 뒷전인 '깜깜이 선거'가 될 공산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후보들이 토론에 당당하게 나서고 검증을 받는 것이 유권자의 한 표를 구하는 떳떳한 자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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