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전 또 적자, 상식 밖 脫원전 고집 국민만 피해 본다

조선일보
입력 2018.05.16 03:18

한전이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200억원대 적자를 봤다. 5년 반 만의 2분기 연속 적자라고 한다. 원전 가동률을 지난 1월 58%까지 일부러 떨어뜨리면서 모자라는 전력을 발전 단가가 비싼 LNG·석탄 발전소에서 충당했기 때문이다. LNG 발전 단가는 원자력 발전 단가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한국 원전의 가동률은 대체로 90%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작년 새 정부가 들어서자 71%로 뚝 떨어졌다. 지금도 24기 가운데 8기가 멈춰 서 있다. 환경 단체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비·점검을 한다면서 세워놓은 것이다.

정부는 탈(脫)원전을 주장하면서 무려 7000억원을 들여 설비를 교체해 새 원전이나 다름없는 월성 원전 1호기를 버리겠다고 한다. 건설 도중이던 경북 울진의 두 기, 부지 매입 중이던 영덕의 두 기도 없던 일이 되면서 매몰 비용이 1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런 식이면 기술자들이 빠져나가고 부품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원전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다. 원전 관리 능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원전의 안정적 운영을 되레 위협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전기 요금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일본도 후쿠시마 사태 후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2014년 전기 요금이 2010년보다 가정용은 25%, 산업용은 38%나 올랐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도 2016년 전기 요금이 2010년에 비해 25% 올랐다. 정부는 원전 대신 태양광·풍력을 확충하겠다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 설비에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 확대 정책을 펴온 호주 정부는 가정 전기료가 10년 새 63%나 오르자 지난해 어쩔 수 없이 풍력·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전기 요금이 인상될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은 가계 중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은 빈곤층이다. 탈원전 고집은 원전 안전을 되레 취약하게 만들면서 빈곤층 생활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과 같다. 정부는 외국에 나가선 원자력을 '신의 축복'이라는 식으로 말하며 수출까지 한다면서 국내에선 위험 독극물처럼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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