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 논밭, 서울에서 가장 '젊은 땅' 되다

조선일보
  • 이벌찬 기자
    입력 2018.05.16 03:01

    서울시·SH공사 단독 개발
    2020년까지 총 137개 기업 입주
    '뜨는 동네' 되며 30대들 몰려
    서울식물원 등 문화·여가시설 건립
    非강남권 최대 MICE 단지도 세워
    "판교 뛰어넘을 것" 예상도 나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였던 '700년 논밭' 강서구 마곡지구가 '젊은 땅'이 됐다. 마곡 지구는 2009년부터 서울 강서구 마곡동을 중심으로 총 366만5783㎡ 부지에 조성하고 있다. 다른 신도시와 달리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단독으로 개발했다. 산업단지가 20%인 72만9785㎡, 주거단지가 29%인 106만6199㎡, 업무·상업단지가 32%인 117만2703㎡, 공원복합단지가 19%인 69만709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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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서울에서 가장 젊고 활력 넘치는 땅으로 변했다. 지난해 9월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곡지구에 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차고 있다. 마곡은 다른 신도시와 달리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단독으로 개발했다. 366만5783㎡ 중 산업 단지가 20%, 주거 단지가 29%, 업무·상업 단지가 32%, 공원 복합 단지가 19%다./서울시 제공
    ◇서울에서 가장 젊고 가장 역동적인 마곡

    마곡은 서울에서 가장 젊고, 가장 활력이 넘치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30대 비중이 높아 '30대의 도시'로도 불린다. 이곳의 아파트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오피스텔은 만실이다.

    마곡(麻谷)이란 이름은 과거 이 일대에 '삼'(마)을 많이 심은 데서 유래했다. 1990년대까지 논밭이 대부분이었다. 1996년 서울 지하철 5호선에 마곡역이 포함됐다가 '허허벌판에 지하철이 정차할 이유가 없다'며 무산되기도 했다. 2008년에야 마곡역이 개통됐다. 지하철역 개통 당시까지도 마곡역 반경 500m가량은 벌판이었다. 그러나 마곡지구가 들어서면서 마곡을 변두리라 여기던 시선이 갑작스레 변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목동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 3~4년 사이 집값이 2배로 뛴 경우가 많다"고 했다.

    마곡 지구 부동산 시장의 '큰손'은 30대다. 마곡 지구가 있는 강서구 아파트 매수인 중 30대 비중은 35%에 달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영등포·마포·서대문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비율이다(올해 1·2월 기준). 부동산 업계에서도 마곡지구 아파트 '마곡엠벨리'·'마곡힐스테이트'(민영) 1만2000여 가구 중 30대가 매수한 비율을 35% 이상으로 본다. 내년 6월 예정인 마곡엠벨리 9단지 분양도 30대 사이에서 '강북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관심이 높다.

    마곡 지구가 견인한 강서구의 30대 인구는 최근 10년간(2005~2015년) 3.9%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30대 인구는 10.8%(19만명) 줄어 159만명이 됐다. 서울 25개 구(區) 중 30대 인구가 늘어난 곳은 강남 3구를 제외하곤 강서구뿐이다. 마곡지구 직장인들은 소득도 많아 구매력이 높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강서구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310만원으로 강남구(301만원)보다 많다. 종로구(355만원)·중구(325만원)·영등포구(320만원)·서초구(312만원)에 이어 5번째다.

    30대가 왜 마곡에 몰렸을까.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속속 입주 계약을 하자 회사원 중 상당수가 출근 여건이 좋은 이곳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 비교적 저렴한 분양·매매가도 이들의 매입 문턱을 낮췄다. '뜨는 동네'가 되면서 강남권보다 저렴한 부동산 투자처를 찾는 30대도 몰렸다.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
    ◇"판교 뛰어넘는다" 기대도

    마곡지구가 판교를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도 심심찮게 나온다. 마곡지구는 366만㎡ 규모로 판교테크노밸리(66만1000㎡) 6배 이상의 크기다. 마곡산업단지(72만9785㎡) 토지 매각률이 70%로 판교(53%)를 앞선다. 마곡지구에는 2020년까지 137개 기업 16만명의 회사원이 온다. 현재 LG·롯데·코오롱 등의 41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거나 입주 중이다. 대기업 위주라 안정성이 높다. 판교는 입주 기업 중 중소기업이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3%만 대기업이다.

    교통 여건이 좋은 지역이라는 점도 30대에 크게 어필했다.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가 이곳을 지난다. 올해 5호선 마곡역과 9호선 마곡나루역 850m 구간을 지하로 연결하는 '무빙워크'도 만들 예정이다. 아직 개통되지 않은 공항철도역도 올해 개통한다. 마곡에서 차로 10분 거리에는 김포공항이 있고, 인천공항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은 물론 올림픽도로, 남부순환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서울 시내와 접근성이 뛰어나다.

    문화와 여가를 중시하는 30대가 선호하는 시설도 많다. 오는 10월 여의도 공원 2배 크기(약 50만4000㎡)의 서울식물원이 개장한다. 서울식물원 인근 특별계획구역에는 비강남권 최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단지가 생긴다. 2만㎡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 1300실 규모의 호텔, 1만5000㎡의 문화·집회시설 등 총 8만2724㎡ 규모로 들어선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 마곡역 사이에 1만2979㎡ 규모의 마곡광장도 만든다.

    주민 의료·편의시설도 하나둘 문을 연다. 마곡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이대서울병원)이 내년 1월 완공 후 개원할 예정이다. 강서세무서는 지난해 4월 문을 열었고, 출입국사무소는 지난달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2023년에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이 마곡역 인근에 들어선다. 발산동 강서농수산물유통센터도 마곡지구와 붙어 있다.

    마곡지구는 30대 주민들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이 지역 부동산 상가는 발레·태권도·미술학원으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유치원·초등학생 부모가 많아지면서 학원 수요가 커진 것이다.

    마곡제2중학교도 올해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이 학교는 마곡지구 개발에 따른 학생 수요가 늘어 짓게 됐다. 김포공항 인근에 있어 소음 피해가 심했던 공항고등학교가 마곡지구 내로 이전할 예정이다. 마곡동 주민 박모(35)씨는 "마곡지구의 유일한 단점이 상대적으로 약한 학군인데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속속 세워진다고 다면 금세 최고의 학군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했다. 중심 상권으로 떠오른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은 30대 입맛을 사로잡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들어섰다.

    마곡지구 아파트는 2014~2015년 본격 입주가 시작된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분기 3.3㎡에 1964만원 하던 마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분기 2020만원이 됐다. 현재 매매 가격은 3.3㎡에 2416만원이다. 강서구 전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3.3㎡당 1789만원)보다 627만원이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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