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문 연 날… 이스라엘軍, 가자지구 하마스 기지도 공습

입력 2018.05.15 03:00

어제 예루살렘 美대사관 개관식
이방카 등 美주요인사 대거 참석… 축하 노래 부르고 박수 쏟아져

팔레스타인 시위대 5만여명, 분리 장벽 근처까지 접근
이스라엘軍 총격으로 유혈 사태

14일 오후 4시(현지 시각). 이스라엘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이날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이전 기념 개관식이 열린 예루살렘은 축제 분위기였다.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나란히 걸린 가운데 가수의 축하 공연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부부·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 미국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고위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미 대사관의 소재지를 "이스라엘 예루살렘"이라고 소개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축전에서 "수십 년간 우리는 이스라엘의 수도가 예루살렘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에 감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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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최루탄… 피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 - 14일(현지 시각)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정식 이전 개관한 데 항의하며 가자지구 장벽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돌을 던지며 장벽에 접근한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군이 가한 총격으로 최소 41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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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에 美대사관 옮긴 날, 팔레스타인은 피로 물들었다] 이스라엘軍,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총격… 최소 41명 사망, 1000여명 부상 -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이 예루살렘에서 공식 개관한 14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인 5만여명이 대사관 이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오른쪽 사진).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군이 가한 총격으로 대사관이 공식 개관한 이날 오후 4시 기준 최소 41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다쳤다. 왼쪽 사진은 개관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오른쪽 끝)와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둘째) 미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대사관 현판을 소개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같은 시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자지구에선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미 대사관 이전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며 이스라엘군과 충돌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 5만여명(이스라엘군 집계)은 불을 붙인 타이어와 돌을 던졌다. 짙은 연기 사이로 이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의 총알이 쏟아졌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최소 41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일일 사망자로는 2014년 7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집중 폭격한 이후 최대 규모다. 예루살렘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그 시간에 가자지구는 피로 물든 것이다.

충돌 지점
팔레스타인 시위대들은 이날 가자지구 북쪽 분리 장벽을 따라 12곳에 나눠 모여 시위를 벌였다.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는 '분리 장벽을 돌파해 이스라엘인을 처단하겠다'고 밝혔고, 시위대들은 장벽을 향해 돌진했다. 가자지구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는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방송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저지선 500m 가까이 접근하면 실탄 사격한다고 경고했으며, 자국과 가자지구의 경계를 지키기 위해 교전 규칙에 따라 분리 장벽에 접근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의 무장대원 훈련캠프를 대상으로 공습 5회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을 이전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에 항의하며 지난 3월 30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가자지구 경계선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외신들은 미국이 5월 14일을 선택해 대사관을 이전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은 이스라엘엔 '건국 기념일'이지만 팔레스타인에는 삶의 터전을 빼앗긴 치욕의 날이다. 팔레스타인은 5월 15일을 '알나크바(대재앙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 대사관 이전을 하루 앞둔 13일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을 잇는 1.4㎞ 케이블카를 2021년까지 건설하기로 발표한 것도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팔레스타인은 미래에 독립국가가 됐을 때 수도를 동예루살렘으로 삼겠다고 점찍어뒀는데, 이스라엘이 자기 영토인 것처럼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수도로 정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케이블카 건설 계획이 갈등을 격화시켰으며, 양측 충돌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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