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사고로 열 손가락 잃은 산악인,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2高峰 올라

입력 2018.05.15 03:00

김홍빈 대장, 안나푸르나 등정… 내년 여름 14좌 완등 계획
스키·사이클 선수로도 활약

'열 손가락 없는' 장애우 산악인 김홍빈(54·전라남도교육청) 대장이 히말라야의 고봉 안나푸르나(8091m)를 등정했다. 이로써 그는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개 고봉(高峰) 중 12개를 올랐다. 이미 그는 7대륙 최고봉을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를 지닌 채 등정한 세계 최초의 인물로 기록돼 있다.

'2018 김홍빈 안나푸르나 시민원정대'는 "김 대장이 지난 13일 오전 11시 30분(한국 시각 오후 2시 45분) 네팔 히말라야에 위치한 세계 10위의 고봉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랐다"고 14일 밝혔다. 김 대장은 전날 밤 9시쯤 셰르파 4명과 함께 제4캠프(7050m)를 출발해 눈보라와 강풍을 뚫고 14시간여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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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대장이 13일 고봉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했다. 김 대장이 지난달 14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후 안나푸르나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모습. /시민원정대 나정희 대원 제공
그의 안나푸르나 등정은 우여곡절 끝에 이룬 성과다. 지난달 3일 출국한 김 대장은 14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등반을 준비하던 중, 제2캠프(5700m)에 미리 가져다 놓은 장비 일부가 눈사태로 유실돼 다시 카트만두에서 공수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일에는 제4캠프 근처까지 진출했으나 눈사태 위험이 커져 베이스캠프로 돌아내려 왔다. 원정대는 8일 2차 등반을 재개해 안나푸르나 정상에 섰다. 김 대장은 등정 후 곧바로 하산을 시작해 14일 밤 베이스캠프로 내려왔다.

김홍빈 대장은 1989년 에베레스트에 이어 1990년 낭가파르바트를 오른 촉망받는 젊은 산악인이었다. 하지만 1991년 북미 최고봉 데날리(6194m) 등반에 나섰다가 심한 동상에 걸려 7차례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손가락 10개를 모두 잃는 아픔을 겪었다.

김씨는 이후 몇 년간 실의(失意)에 빠져 지내다가 심기일전해 1997년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完登)에 이어 8000m 14좌 고봉에 도전하고 있다.

산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김 대장은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다시 한번 일어나 시작해보자는 각오로 고산 등반에 도전해 왔다"며 "그동안 해온 것처럼 건강하게 히말라야 14좌를 마무리하는 게 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장은 사실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알파인스키 선수로 2002년 솔트레이크 장애인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했고, 2012·2013년 장애인 동계체전 3관왕을 달성했다.

2017년 대회에선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과 회전 2관왕에 오르며 평창동계패럴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2011년부터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상위권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이번 안나푸르나 등정으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목전(目前)에 뒀다. 파키스탄의 가셔브룸Ⅰ(8068m)과 브로드피크(8047m) 2개 봉 등정에만 성공하면 8000m 14좌 완등자가 되는 것이다. 김 대장은 내년 여름 브로드피크에 올라 14좌 등정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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