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00] 北送되어야 할 사람들

조선일보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2018.05.15 03:09 | 수정 2018.06.11 23:25

    이성아,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민변(民辯)이 북한에 억류되었던 한국계 미국인 세 사람이 석방된 기쁨에 재를 뿌렸다. 2년 전에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가 집단으로 이탈해서 한국에 입국한 13명을 북송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한국이 이들을 '납치'해 왔고 따라서 한국도 납치 국가이므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의 송환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는 '변론'인 모양이다.

    나는 솔직히 우리나라 국정원이 몸 성한 젊은이 13명을 중국에서 납치해서 한국까지 데려올 힘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게다가 북한의 '거물'도 아닌 그들을 애써 납치해 올 이유도 없지 않은가? 근자에 북한의 고위층 간부들도 속속 망명해 오고 있고, 자발적으로 목숨 걸고 넘어오는 탈북자들도 감당하기 버거운 지경 아닌가?

    그들이 탈북할 의사가 없었다면 중도 이탈이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았겠는가? 그래도 그들 중에 2년 사이에 남한 사회에 환멸을 느껴서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편안하고 자유로운 기자회견을 통해서 다시 선택하도록 해주는 것에는 찬성이다. 그러나 북한이 어떤 나라인 줄 알면서 13명 전원의 북송을 요구한다는 것은 잔학한 반(反)인류적 요구이다. 이들 중에 누구라도 귀환한다면 잠시 선전용으로 활용되겠지만 일생 의심과 감시에 들볶이며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북송 재일교포의 북한에서의 삶을 소재로 한 이성아씨의 소설을 보면 북한은 그렇게도 감언이설로 유인한 귀포(귀국동포)들을 '반쪽바리'로 능멸하며 옥죄이고 따돌린다. 북송 동포들은 최하층민이 되어 추위와 가난, 배고픔 속에서 작업·노동·일·동원·노동·작업·일의 무한 반복에 골병이 들고 끝없는 자가비판을 통한 '인간 개조'의 강요에 마음도 병든다. 북한이 그토록 엄격한 '성분'검사를 통해 선발했던 '미녀 응원단'도 자본주의에 물들었다는 혐의로 몇 년 동안 20명이나 사라졌다지 않는가.

    러니 이번에 그 13명 중에 북으로 귀환을 원하는 자가 있다면 '민변'이 집단으로 그들과 함께 북으로 이주해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감시해주면 안심되지 않겠는가? 동시에 그들의 민주적 신념과 열정으로 북한의 수용소 억류자들도 해방시켜주어서 '민변'은 노벨평화상을 받고 남한은 평화를 얻게 되면 이 아니 좋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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