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핫라인 개설 24일째 ‘먹통’…文대통령 주도권 상실?

입력 2018.05.14 14:43

“핫라인 통화 가능성은 오늘부터 계속 열려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Hot Line, 직통전화) 통화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주도권을 잡고 있어 문 대통령이 의제를 던지기 쉽지 않은 상황에 몰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14일 “핫라인 통화 가능성은 오늘부터 계속 열려있다”면서도 “아직 시점이 정확히 정리되지 않아서 알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핫라인 통화가 왜 늦어지는가’라는 물음에 “핫라인은 (기타 국가와의) 정상통화와는 궤가 다르다. 남북관계의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때 하는 통화가 핫라인이고, 타이밍보다는 컨텐츠가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핫라인(통화) 하자고 시점을 정해놓고 통화하는 개념은 아닌 거 같다. 통화를 위한 통화보다 양 정상간 컨텐츠가 중요하다"며 “왜 늦어지냐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청와대에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을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 담당자와 테스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5일 대북특사로 방북해 김정은을 면담하고 돌아와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각각 집무실에서 바로 상대방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가 지난달 20일 개통됐다. 당시 남북 실무자들은 두 차례, 총 4분 19초 동안 시험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핫라인 통화를 하지 않다가 남북정상회담을 맞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4일 핫라인 통화가 연기되는 이유에 대해 “굳이 상징적인 것을 (위해 통화)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정상회담이 끝나면 통화 기회가 자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후에도 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핫라인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통화 시점을 묻자 청와대는 ‘미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면 이를 계기로 통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답변을 내놨다.

지난 11일 미북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가 발표를 전후한 시점에도 남북정상간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3일이 지난 14일까지도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핫라인 통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급기야 직통전화에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옆집에서 들리듯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지난 11일 “(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던 청와대는 14일 기자들에게 “실무선에서는 접촉하고 있을 텐데, 언제 통화가 이뤄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통화할 가능성이 큰가’, ‘한미정상회담 이전에는 통화하나’ 등의 질문에도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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