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소집 앞두고 ‘전운’…“강행 처리” vs “실력 저지”

입력 2018.05.14 14:25 | 수정 2018.05.14 17:41

댓글공작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국회의원 사직처리를 결정하는 본회의 개회를 막기 위해 회의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14일 본회의 소집을 두고 기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소집을 위해 민주평화당과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야당의 강한 반대는 물론 평화당까지 본회의 소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이날 안에 본회의를 열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 4명의 사직서를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당초 이날 오후 4시에 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민주평화당과 공조하기 위해 소집을 1시간 늦춰달라는 평화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집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민주당의 신임 원내사령탑은 5시까지 평화당과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민주당(121석)으로서는 본회의 소집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114석)과 바른미래당(30석)없이 본회의를 열기 위해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의 도움이 절실하다. 민주당 혼자만으로는 재적 292석의 과반인 정족수 147명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평화당과 협조해 정족수 문제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소집에 찬성한 정의당과 본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강길부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을 총 동원해 본회의를 소집할 계획을 세웠다.

평화당은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평화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용주 의원은 “평화당은 5시 이전에는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협상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회의 소집에 대한 찬반 여부는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애가 타는 입장이다. 진선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평화당이 본회의 참석 여부를 의원 자율로 맡기면 재적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김성태 한국당·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노회찬 의원모임 평화와 정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례 원내대표 회동을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취임 이후 첫 정례 원내대표 회동이었다.

여야는 원내대표 회동은 물론 오후에 열린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서도 국회 정상화 합의에 실패했지만 물밑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와 별개로 정 의장은 4시에 본회의를 소집해 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회동 후 노회찬 원내대표는 “합의된 것은 없으며, 정 의장이 오후 4시에 본회를 소집해 사직서를 오늘 중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오후에 열린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성과는 없었다. 회동이 끝난 후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드루킹 특검의 수사 범위에 대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야당 입장에서는 4시로 예정된 본회의 시간을 미뤄서라도 수사 범위에 합의하면 좋겠지만, 여당의 신임 원내대표단이 내용에 대한 숙지가 덜 돼 산발적으로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추후 협상의 구체적인 시간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동 전 모두발언에서 정 의장과 여당은 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드루킹 특검 없이는 본회의 소집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은 “오늘이 의원 4명의 사직서를 처리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라며 “다른 급한 안건들도 오늘 처리하면 좋지만, 4명의 사직서 처리건은 국회가 처리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오늘 본회의 소집을 협의 요청해뒀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태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세비를 받기 어렵다 생각한다”며 “각 당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국민을 생각하면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이어 “4명의 원내대표들은 서로 협상 파트너인 만큼 협상 분위기를 깨는 발언은 자제하고, 오늘부터라도 국회가 정상화되도록 여야가 한발씩 물러나달라”고 당부했다.

홍 원내대표는 “공교롭게도 오늘 사직서를 처리해야 하는데, 제게 2~3일 만이라도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같은 문제를 다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제 나름대로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갖고 있으니, 여야가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야당은 드루킹 특검 없이 국회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4명의 의원직 사퇴서 처리는 그렇게 중요한데, 지난 대선 공간에서 댓글조작·정치공작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선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라며 “정 의장이 드루킹 특검은 방치하고 의원직 사퇴 처리만 강조하는 태도가 참담하고 암담하다”고 밝혔다. 또 홍 원내대표에게도 “드루킹 특검 없는 국회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도 본회의에 참석해 사퇴서 처리에 동의하고 싶다”며 “그러나 경찰이 드루킹 게이트를 수사한 지 4개월이 넘었고 특검이 논의된 지도 한 달이 넘었는데, 어떤 진전도 없는 상태에서 사직서 처리만 하자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 처사”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원칙과 소신으로 정치했던 만큼, 여야관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전임자”라며 “홍 원내대표의 파격적 결단으로 여야가 신속하게 합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게 특검 수사범위에 대해서만큼이라도 약속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정 의장이 드루킹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은 의회 민주주의자로서의 명성에 흠집을 낼 것”이라며 “정 의장도 민주당에 오늘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얘기해 특검 수사범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게 해달라”고 정 의장을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후 원내대표 회동 중 먼저 퇴장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됐지만, 드루킹 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술책은 계속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어떤 경우든 특검을 수용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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