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엔 안 들렸던 대북확성기… 비리는 요란했다

조선일보
  • 엄보운 기자
    입력 2018.05.14 03:00

    현직 대령·브로커 등 20명 기소

    대북확성기 사업 비리에 연루된 현직 대령과 국회의원 보좌관, 브로커, 업자 등 20여 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브로커를 동원해 166억원 규모의 대북확성기 사업을 낙찰받은 음향기기 제조업체 인터엠 대표 조모씨와 업체 측 편의를 봐준 권모 전 국군심리전단장(육군 대령), 브로커 2명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방부에서 사업 관련 정보를 빼내 브로커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 김모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 16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대북확성기 사업은 2015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인터엠은 2016년 말 166억원에 확성기 40대를 납품했다. 하지만 납품 직후부터 확성기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입찰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2월 감사원 요청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인터엠이 공급한 대북확성기는 '주야간 모든 시간대에 10㎞ 밖에서 또렷하게 음성이 들려야 한다'는 납품 조건에 미달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국방부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인터엠 확성기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군은 인터엠 확성기 가청 거리를 주간·야간·새벽으로 나눠 세 차례 평가했지만 모두 합격 기준에 미달했다. 이후 업체 측 로비를 받은 권 전 단장 등이 개입해 소음이 적은 새벽이나 야간 중 한 차례만 평가를 통과하면 합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군은 결국 소음이 적고 대기 온도가 낮아 소리가 멀리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새벽에 테스트를 진행해 인터엠 확성기를 납품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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