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

조선일보
  • 이한수 Books팀장
    입력 2018.05.12 03:01

    이한수 Books팀장
    이한수 Books팀장

    화려한 컬러 도판에 홀렸습니다. 신간 '리딩 아트'(클)는 책 읽는 모습을 그린 미술 작품 293점을 모았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에곤 실레, 에드가르 드가 같은 거장(巨匠)의 그림 속에서 남·여·노·소 여러 사람이 청·홍·흑·백 여러 책을 읽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적어놓은 책에 대한 금언도 눈길을 끕니다. '책을 불태우는 것보다 더 나쁜 범죄가 있다. 그중 하나는 책을 읽지 않는 것이다'(조셉 브로드스키), '돈이 조금 있다면 나는 책을 산다. 그러고 나서 돈이 남았다면 음식과 옷을 산다'(에라스뮈스)….

    그중 가슴을 때리는 금언이 있더군요.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 중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가 한 말이랍니다.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1980년대 운동권 학생 책꽂이엔 주로 한 종류 책이 꽂혀 있었습니다. 마르크스 저작과 마르크스주의에 토대를 둔 사회구성체론과 정치경제학 같은 책입니다. 서클 세미나에서 토론하려면 그런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 시대 우리는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5일은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었습니다. 그의 고향인 독일 트리어와 중국 공산당, 그리고 한국 일부에서 크게 의미를 두었습니다.

    책 읽는 그림을 보니 책은 참 많기도 하더군요.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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