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마일리지로 간다고? 꿈깨라

입력 2018.05.12 14:01 | 수정 2018.05.14 14:52

항공사 마일리지로 좌석 예약?
모을 때는 갑, 쓸 때는 을
"300석 중 단 9석"

직장인 홍모(31)씨는 최근 친구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올해부터 10년 동안 묵혀뒀던 항공 마일리지가 순차적으로 소멸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2008년부터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10년) 제도를 도입, 올해부터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그간 해외 출장으로 쌓아둔 ‘10만 마일’을 쓰기로 마음 먹은 홍씨. 항공사에 전화해 “2개월 뒤 미국 뉴욕 왕복 항공편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기인원이 많아 차례가 돌아갈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답답해진 홍씨는 “그럼 언제부터 예약을 했어야 했느냐”고 물었다. 직원이 답했다. “고객님, 통상 1년 전부터 예약합니다.”

'마일리지 부자(富者)'라고 해서 아무 때나 공짜 표를 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항공사들이 비행기당 열어두는 마일리지용 좌석은 9석에 불과하다. /조선일보DB
홍씨처럼 여름휴가를 앞두고 항공사 마일리지 티켓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좌절을 맛본다. 좌석 예약은 물론, 업그레이드도 쉽지 않다. ‘하늘의 별따기’ 항공사 마일리지, 항공사 마일리지 관리팀에게 물어봤다.

Q. 마일리지용 좌석은 대체 몇석인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은 국제선 기준으로 최소 9석의 마일리지용 좌석을 마련한다. 장거리 노선에 많이 쓰이는 에어버스A380 기종의 경우, 전체 이코노미 좌석(301석) 중 3%(9석)만을 마일리지석(席)으로 비워놓은 것이다.
국내선은 비율이 조금 높다. 전체 이코노미 좌석(160~170석)의 9%(14~15석)가 마일리지용이다. 하지만 마일리지 좌석이 비율이 고정된 것은 아니다. 좌석 상황에 따라 마일리지석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국내 항공사 직원은 “국제선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쓰는 이용객을 위해 9석 이상을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늘 예약가능 한 것이 아니다. 항공사 ‘플라이트 매니저(flight manager)’가 비행 거리, 예상 좌석 수요 등의 변수를 따져 그날 그날 판매 가능한 좌석 수·등급을 정한다. 마일리지용 좌석들은 이코노미 좌석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다른 상급 계열 항공권 판매가 다 끝나거나, 이들 티켓 판매가 부진할 때 비로소 마일리지 좌석이 풀린다. 한마디로 수익성이 없는 마일리지석은 비싼 티켓이 다 팔린 다음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Q. 마일리지석, 예약 성공하려면 어찌해야 하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소속 비행기. /조선DB
항공사들은 비행일로부터 361일 전에 예약을 받기 시작한다. 마일리지로 성수기 티켓을 잡을 생각이라면 1년 전에 예약을 걸어놔야 한다. 비수기도 마찬가지. 마일리지로 예약 대기를 걸어두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두 달 전이면 이미 좌석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좌석을 예약후 구매확정했다 취소하면 환불 수수료를 마일리지로 내야한다. 국제선 기준으로 유효기간 내에는 3000마일, 유효기간 이후에는 1만마일을 수수료로 공제한다.

Q. 마일리지 좌석 업그레이드도 조건이 있나?
당연히 까다롭다.
대개 항공사는 일정 변경, 환불 가능, 마일리지 적립률에 따라 국제선 비행기 한 편당 20개 이상으로 좌석 등급을 나누고 있다. 이코노미 안에서 X, M, Y 등으로 다시 나누는 것이다. 이코노미석 중 마일리지 적립율이 높은(비싼 좌석)에 한해서 업그레이드가 허락된다. 대한항공은 50% 이상 할인된 항공권 , 좌석승급 불가 조건으로 판매된 항공권은 마일리지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 저렴한 이코노미 석을 산 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가 안된다는 뜻이다.

Q. 그럼 대체 언제 쓰라는 얘기인가?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비수기 비즈니스석 구매’다. 통상 비즈니스석은 이코노미석보다 마일리지용으로 확보해 놓는 좌석 수(9석 이상)가 많다. 가격대가 높은 만큼 ‘만석’이 아닐 때도 상대적으로 많다.

성수기 때는 마일리지 소모율도 크다. 마일리지 항공권을 성수기에 쓴다면, 비수기에 사용하는 것보다 마일리지 50%를 더 차감해야 한다. 예를들어, 비수기 대한항공에서 일본행 왕복 항공권 프레스티지(비즈니스)석을 마일리지로 결제하려면 4만5000마일이 필요하다. 성수기 때 같은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사려면 6만 5000마일이 든다.
모을 때는 ‘갑’이지만, 쓸 때는 ‘을’이 되는 것, 그게 마일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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