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거 앞둔 진보 교육감들… 전교조 전임자 싸고돌기

입력 2018.05.11 03:00

주희연 사회정책부 기자
주희연 사회정책부 기자
지난 2월 전교조 전임을 이유로 휴직을 허용한 서울·전북 등 10개 교육청이 모두 "전임자 휴직 허가를 취소하라"는 교육부 요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전교조는 올 초 교육부에 노조 전임자 33명의 휴직 허가를 신청했지만, 교육부는 법외(法外)노조인 전교조는 전임자를 두는 것이 불법이라며 거부했다. 그런데 10명의 진보 교육감은 자체적으로 이를 허용했고, 교육부는 교육감들에게 "자진해서 전임 허가를 취소하라"고 했다. 그런데 10곳 모두 전임 허가를 취소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본지가 10개 교육청에 확인해보니, 서울·전남·부산 등 3개 교육청은 "6월 13일 지방 선거 후 (전임자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나머지 광주·충북·충남·전북·경남·세종 등은 "전교조 법외노조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요청대로 전교조 전임자 허용을 취소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지만, 최종 결정자인 교육감이 반려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조 전임자 휴직을 허용하는 건 불법인 데다 상부 기관인 교육부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어서 공무원으로서는 부담이 큰데, 교육감이 정치적으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감들의 위법을 교육부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교육부는 "10개 교육청에 '자진 취소 여부를 알려달라' 했는데, 아직 한 곳이 회신을 안 했다"면서 "모든 회신이 들어오면 그때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전교조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전임자를 허용하지 않은 교육청들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겠다고 나서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수의 시·도 교육청이 전교조의 전임 신청을 받아들였는데, 인천·대전·경기 등은 수용하지 않았다"며 "해당 교육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10개 지역 중 전남을 제외하고 현직 진보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에 재출마했다. 선거를 앞두면 후보들은 특히 조심하기 마련인데, 이처럼 대놓고 법을 무시하는 것은 전교조 눈치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전교조는 무섭고 유권자는 우습게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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