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번의 선거… 건국·산업화·민주화 이뤘다

조선일보
입력 2018.05.10 03:11

[대한민국 민주선거 70년]

19번의 대선·20번의 총선, 6번의 전국 동시 지방선거… 민주주의 수준 한단계씩 높여
선관위, 불법·관권선거에 맞서 정치자금 조사권 등 권한 키워

중앙선관위가 민주 선거 도입 70주년을 맞아 제작한 기념우표. 우표 이름은 ‘투표소 가는 길’이다.
중앙선관위가 민주 선거 도입 70주년을 맞아 제작한 기념우표. 우표 이름은 ‘투표소 가는 길’이다. /선관위

대한민국이 민주선거 제도를 도입한 지 10일로 70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48년 5월 10일 유엔 감독 아래 '제헌(制憲)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해 초대 의원 200명을 선출했다. 제헌의회는 헌법을 제정하고 그해 7월 이승만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를 통해 1948년 8월 15일 한반도의 유일 합법정부인 대한민국이 탄생했다. 제헌 의회 구성 이후 지금까지 19번의 대통령 선거와 20번의 총선, 6번의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세계 교역 10위권의 자유민주국가로 발돋움했다. 선거를 통해 나라를 다시 세우고 산업화와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것이다.

우리나라 선거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초창기 부정선거와 관권(官權)선거가 판을 쳤다. '공개 투표' '야당 참관인 축출' 등이 자행된 1960년 3·15 대통령 선거가 대표적이다. '3·15 부정선거'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결국 자유당 정권이 무너졌다. 이 일로 공정한 선거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헌법 개정을 통해 1963년 중앙선관위가 출범했다. 태생적으로 관권·부정선거가 가능했던 내무부 산하 선거위원회 체제를 바꾼 것이다. 선관위는 이후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조치권(1992년), 선거범죄 조사권(1997년), 정치자금 범죄 조사권(2004년) 등을 차례로 부여받았다. 부정선거라는 시행착오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이다.

70년 전 제헌 국회의원 선거 -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민주 선거였던 1948년 5월 10일 제헌(制憲) 국회의원 선거 당일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모습. 이 선거의 투표율 95.5%는 지금까지 역대 선거 최고 투표율 기록으로 남아 있다.
70년 전 제헌 국회의원 선거 -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민주 선거였던 1948년 5월 10일 제헌(制憲) 국회의원 선거 당일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모습. 이 선거의 투표율 95.5%는 지금까지 역대 선거 최고 투표율 기록으로 남아 있다. /선관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은 한국 민주 선거사(史)의 전환점으로 꼽힌다. 1972년 10월 유신(維新)으로 시작된 대통령 간선제(통일주체국민회의)를 국민의 힘으로 바꾼 것이다. 유권자들은 1971년 제7대 대선 이후 16년 만에 통치자를 자기 손으로 직접 뽑게 됐다.

하지만 과열·혼탁 선거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1989년 4월 실시된 강원 동해시 국회의원 재선거는 전례 없는 혼탁 선거였다. 1987년 대선과 88년 13대 총선을 거치며 선거 열기가 과열됐기 때문이다.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불법 집회, 금품 살포 등을 저질렀고, 처음으로 선관위 단속반까지 편성됐다. 이후 유권자가 향응·선물을 받으면 그 액수의 최대 50배까지 과태료를 물리도록 선거 단속·처벌이 엄해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오프라인상의 불법 선거는 줄었지만, 온라인상의 불법과 편법이 새로운 문제로 부상했다. 2012년 국정원 댓글 파문을 거쳐 최근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까지 벌어졌다. 사이버상의 여론 조작 방지가 새로운 과제가 된 것이다.

민주 선거 도입 이후 주요 사건 일대표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서 국민의 선거 참여도 확대됐다. 1948년 제헌국회 선거 때는 만 21세 이상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 이후 선거 연령은 '20세 이상', '19세 이상'으로 점점 낮아졌다. 반면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70년간 치러진 전국 단위 공직선거 중 가장 투표율이 높은 선거는 제헌 의원 선거(95.5%)였다. 4대 총선(1958년)까지 투표율은 90%를 웃돌았으나, 이후 점점 떨어져 18대 총선(2008년)엔 처음으로 50% 미만 투표율(46.1%)을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민주선거 도입 70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에서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기념식을 한다. 선관위는 제헌의원 선거가 치러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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