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평양을 재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데리고 귀국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서 돌아오는 길이며, 우리가 학수고대하던 3명의 멋진 신사와 함께 있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쁘다. 다들 건강이 양호한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10일 오전 2시(한국 시각 오후 3시)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직접 나가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방 미국인 탄 비행기, 日 미군기지 착륙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태운 비행기가 9일 오후 일본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착륙했다.

백악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국 시민을 석방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선의의 긍정적 제스처로 여긴다"고 했다. 또 "모든 미국인은 그들의 귀향을 환영하고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번에 풀려난 3명의 미국인은 김동철(64) 목사, 김상덕(토니 김·59) 전 중국 옌볜과기대 교수, 김학송(55)씨 등 모두 한국계다. 함경북도 나선 지역에서 무역 회사와 호텔을 운영하던 김 목사는 2015년 10월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다가 체포됐다. 북한은 이듬해 4월 간첩과 체제 전복 혐의를 적용해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했다. 그는 재판을 받기 전 북한이 주선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지령을 받고 군사 기밀을 훔쳤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는 전면 부인했다.

김상덕 전 교수와 김학송씨는 평양 과학기술대에서 일하다 작년 4~5월에 잇따라 북한 당국에 붙잡혔다. 나선 일대 보육원 지원 사업도 해온 김 전 교수는 평양과기대에서 한 달 동안 초빙교수로 회계학을 가르치고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을 밟던 중 체포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국가를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범죄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평양과기대 실험 농장 운영 관계자로 농업 기술을 보급하던 김학송씨도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중국 단둥(丹東) 집으로 귀가하다 평양역에서 체포됐다. 조선족 출신인 그는 1990년대 미국으로 이주해 시민권을 취득했고, 중국 옌볜에서 농업을 공부한 뒤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억류자들은 폼페이오가 타고 온 미 공군 전용기를 타고 함께 귀국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억류 미국인 석방에 도움을 줘서 고맙다" 며 "미국인들이 건강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지도력 덕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