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조마조마한 미·북 정상회담

입력 2018.05.10 03:13

조의준 워싱턴 특파원
조의준 워싱턴 특파원

조만간 열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는 어떨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모두 행동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보면 어느 정도 실마리는 잡을 수 있다.

지금껏 세계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켰던 정상회담은 지난해 4월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첫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그는 취임 전부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고, 정상회담 직전까지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미국)가 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달러의 투자계획을 들고 온 시 주석을 이틀 내내 독대하면서 환대했고, 정상회담 이후엔 "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두 나라는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100일 계획'을 짰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어진 수차례의 고위급 회담에도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지만, 이것도 미·중이 막판 조율에 들어가면서 실제 부과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날 때마다 일본에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고 압박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미국 내 7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서로 이름을 부르는 '친구'가 됐다. 이후 미·일 양국은 부통령·부총리급의 '미·일 경제대화'를 만들었지만, 지금껏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지난해 6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이 이민·무역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인도가 대규모 미국산 무기 구입 계획을 밝히자 여러 차례 포옹을 하며 서로 "친구"라 부르며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하지만 판을 깰 만큼 막무가내는 아니다. 그는 자신이 과거 대통령들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생각하면, 바로 상대방과 친구가 돼 타협했다. 이후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뒷수습을 시켰다. 물론 지금까지 이 위원회들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미·북 정상회담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강경함을 선전하면서도 북한 김정은과 현실적으로 타협할 수준을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곤 뒤처리할 기구를 만들어 자신의 '딜(deal·거래)'을 자랑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 트럼프 대통령은 '양날의 칼'이다. 어쩌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북한 비핵화의 길을 열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론 김정은의 양보에 혹해 바로 "친구"라고 부르며 김씨 왕조에 정당성만 부여할 수 있다. 미·북 정상회담을 바라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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