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 협정 탈퇴’에…이란 반발, 사우디·걸프는 ‘환영’

입력 2018.05.09 08:4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란을 비롯한 협정 참여국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란 핵 협정에는 이란과 독일을 포함해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이 참여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 직후 국영방송인 이란TV를 통해 핵 협정에 남아 미국을 제외한 다른 협정국들과 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수주 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을 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경제 제재로 유럽이 입을 피해를 우려하는 한편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원자력기구에 앞으로의 행동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는 필요하면 제한없이 산업용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결정을 실행하기 앞서 우호·동맹국, 핵 협정에 서명한 다른 국가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018년 5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선언 직후 “협정에 남아 미국을 제외한 다른 협정국과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 이란TV 캡처
영국과 프랑스, 독일 3국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 협정은 여전히 우리의 안보에 중요하다”며 이란 핵 협정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3국은 앞서 이란 핵 협정을 “이란 핵무기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파기 위협을 견제해왔다.

이들 3국은 미국의 잔류도 촉구했다. 영·프·독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이란 핵 협정의 틀을 온전히 유지하고 모든 참여국들의 협정 이행을 방해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비확산체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중동과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는 이 중요한 협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핵 협정 유지 의사를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를 약화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우방이자 이란과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아랍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탈퇴 결정에 환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은 경제제재 완화를 통해 얻은 재력으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테러단체들을 지원하면서 중동 지역의 불안을 키워왔다”며 “국제사회는 핵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모든 적대행동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워 가르가쉬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핵 협정을 지역 패권에 대한 동의로 해석했다”고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재앙적인 핵 협정을 탈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지난달 이란이 언제든지 활성화가 가능한 비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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