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십자가 왕관 쓰고 미술관에 간 까닭은?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8.05.09 03:01

    메트로폴리탄 모금 행사 '멧 갈라'
    '패션과 가톨릭'展에 명사 총출동… 다이아 박힌 교황의 삼중관도 전시

    1989년 펩시 광고에서 십자가를 불태웠던 팝스타 마돈나가 머리엔 십자가 왕관, 목에는 십자가 목걸이를 겹겹이 두른 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나타났다. 가수 리한나는 교황처럼 차려입었고, 금빛 드레스를 차려입은 배우 앤 해서웨이는 머리 뒤로 후광을 둘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가수 마돈나가 목에는 십자가 목걸이를 두르고, 머리엔 십자가 왕관을 쓴 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멧 갈라’에 나타났다. 몸통에 십자가 문양의 망사를 덧댄 의상은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했다.
    가수 마돈나가 목에는 십자가 목걸이를 두르고, 머리엔 십자가 왕관을 쓴 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멧 갈라’에 나타났다. 몸통에 십자가 문양의 망사를 덧댄 의상은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 저녁(현지 시각)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의상연구소의 모금 행사인 '멧 갈라'(Met Gala)가 열렸다. 의상연구소는 매년 의상 기획전을 여는데, 개막에 앞서 연예인과 정·재계 인사들을 불러 저녁을 대접하고 모금하는 행사가 멧 갈라다. 1999년부터 보그 편집장인 애나 윈투어가 멧 갈라를 주관하면서 이 행사는 문화, 연예계의 권력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누구나 가고 싶지만, 아무나 갈 수 없다. 유명인이 총출동해서 레드 카펫을 장식하기 때문에 '동부의 오스카'라고도 불린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4년 이 행사에 참석해 당시 여자친구였던 멜라니아에게 청혼했다.

    올해의 멧 갈라가 더 주목받은 건, 전시 주제가 '천상의 몸: 패션과 가톨릭의 상상'이기 때문이다. 메트로폴리탄이 소장한 가톨릭 미술품과 바티칸 교황청, 시스틴 대성당의 성구(聖具) 보관실에서 대여한 제의와 성구들을 선보인다. 가톨릭 의상과 미술에 영감을 받은 명품 브랜드의 의상도 함께다.

    비오 9세(재위 1846~1878) 교황의 삼중관.
    비오 9세(재위 1846~1878) 교황의 삼중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학예사 앤드루 볼턴이 2016년 바티칸에 가서 전시품 8점을 빌려달라고 했을 때 교황청은 코웃음을 쳤다. 볼턴은 크리스챤 디올, 샤넬의 의상을 보여주면서 설득했다. 결국 바티칸은 40점이 넘는 유물을 미술관에 빌려줬다. 1만8000개의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1만9000개의 보석이 박힌 교황의 삼중관은 보디가드까지 대동해 뉴욕으로 건너왔다. 교황청 지안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은 "우리에게 옷을 입힌 것은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창세기의 재단사이다"라며 성서와 패션의 관계를 설명했다.

    멧 갈라의 입장료는 3만달러(약 3232만원). 테이블 하나를 빌리는 가격은 27만5000달러이다. 3만달러를 내겠다고 해도 윈투어가 허락한 사람이 아니면 표를 살 수 없다. 기업에서 테이블을 사더라도 거기에 앉힐 사람의 명단은 윈투어가 검토한다. 수익금은 고스란히 의상연구소 운영비로 들어간다. 지난해 멧 갈라가 모은 기금은 1200만달러였다. 한편 이날 레드 카펫이 깔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길 건너편에는 '왜 예수를 모독하는가'란 팻말을 들고 멧 갈라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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