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안되는 페트병을… 산업부, 신기술이라며 장관賞

조선일보
  • 김효인 기자
    입력 2018.05.08 03:01

    [환경이 생명입니다] [재활용 안되는 재활용쓰레기]

    정부 부처 손발 안맞는 환경정책
    다시 못 쓰는 2가지 색 결합 용기 국무총리상 주며 "친환경적"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인몰드 라벨’(사진 왼쪽) 제품은 페트병과 라벨이 일체화돼 분리가 어렵다.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인몰드 라벨’(사진 왼쪽) 제품은 페트병과 라벨이 일체화돼 분리가 어렵다. 올해 국무총리상을 받은‘투톤 글라스’(오른쪽)도 두 가지 색의 페트 용기를 일체화해 역시 재활용하기 어렵다. /온라인 캡처
    용기·포장재 등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환경부는 재활용 등급(1~3등급)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1등급은 재활용 용이, 2등급은 재활용 어려움, 3등급은 재활용 불능(不能) 등으로 나뉜다. 그런데 2~3등급에 해당하는 포장재 등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신기술로 잇따라 인정해 포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내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산업부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미래 패키징 신기술 정부 포상' 행사를 열고 있다. '국내 포장(패키징) 업계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하고, 관련 업계의 사기 진작 및 기술 개발 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다. 포장 업계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최근 이 시상식에서 수상한 일부 포장재가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산업부 장관상을 받은 '인몰드(in-mold) 페트 패키징'은 재활용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꺼리는 페트병으로 통한다. '인몰드 패키징'이란 용기를 성형하는 틀 안에 라벨을 미리 삽입한 후, 고압·고열을 가해 용기 성형과 동시에 상표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라벨을 부착하면 용기와 라벨이 완전히 밀착돼 분리가 불가능하다. 재활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인몰드 방식 제품은 2000년대 중반 국내 도입됐지만 재활용 업계의 반발로 차츰 사라져 사실상 단종된 상태였다. 그런데 작년에 다시 부활해 산업부장관상까지 받은 것이다.

    올해 국무총리상을 받은 '투톤(two tone) 글라스'는 유색과 무색의 플라스틱 용기를 이중(二重)으로 결합해 만드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투톤 글라스는 내·외측 용기를 틈새 없이 하나로 성형할 수 있어 제조 공정을 간소화했다. 화학약품이 사용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처럼 플라스틱 용기 몸체에 색상을 첨가하면 환경부의 포장재 기준 3등급을 받아 재활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색상의 플라스틱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소각장으로 보내야 한다. 한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용기에 색상을 첨가하는 것은 재활용 업체들이 가장 거부하는 방식"이라며 "(정부 부처가) 어떻게 친환경으로 홍보할 수 있느냐"고 했다.

    올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상을 받은 캔 제품은 페트로 된 몸통에 금속 재질 덮개를 맞붙인 제품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재질이 쓰일 경우에도 환경부 포장재 기준 3등급을 받는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신기술 정부 포상은) 신기술성과 시장성, 표현성, 지속가능성 등 네 항목으로 평가하는데 재활용 가능성은 지속가능성의 세부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며 "지속가능성에서 조금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다른 항목 점수가 높으면 수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박은호 차장, 채성진·김정훈·김효인·이동휘·손호영·권선미·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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