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안에선 1회용컵 금지' 알고계셨나요

입력 2018.05.08 03:01 | 수정 2018.05.08 09:51

[환경이 생명입니다] [1부-2]

1994년 개정된 재활용法 있으나마나… 커피전문점 업체당 평균 1회용컵 年4500만개 버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커피 전문점. 기자의 신용카드로 계산을 마무리한 매장 직원은 호출용 벨을 건네면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지고 갈 것인지, 매장에서 마실 것인지를 끝내 묻지 않았다. 그런 뒤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긴 음료가 나왔다. 이곳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커피 전문점의 흔한 풍경이다.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스타벅스 매장에도 일회용 컵들이 매장 정리대 위에 그득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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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1회용컵 -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 매장 정리대 위에 손님들이 두고 간 일회용 컵들이 가득하다. 1994년부터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됐지만 사실상 누구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훈 기자
문제는 매장 내에선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도 누구도 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경부가 재활용 촉진법을 개정해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시킨 것은 1994년이다. 매장 내에서 음료를 마시는 손님에게 일회용 컵을 제공하면 매장 면적에 따라 처음 적발되면 5만~50만원, 1년간 세 차례 적발 시 30만~200만원까지 과태료를 매기게 돼 있다.

그러나 지난 25년간 지자체들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매장 직원과 손님도 이런 법규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25년 동안 우리 모두가 일회용 컵 사용에 무감각해져 불법을 합법으로 오해해 온 것이다.

지자체가 단속하더라도 대형 커피 전문점들은 '무풍지대'다. 단속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특혜를 누린다. 스타벅스·엔젤리너스·이디야 등 12개 커피 전문점과 맥도날드·버거킹 등 5개 패스트푸드점이 2013년 환경부와 맺은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 때문이다. 17개 업체는 '2020년까지 매년 매장당 음료 판매량 대비 일회용 컵 사용량을 전년 대비 3%포인트 이상 줄이겠다' '고객이 다회용 컵을 가져오면 가격을 할인하고 그 내용을 고객에게 알리겠다' '매장에서 드실 거면 머그 컵에 담아드려도 될까요라고 고객에게 묻겠다'고 약속했고, 정부는 이들 업체를 지자체 단속 대상에서 제외시켜 준 것이다.

하지만 이 업체들의 대부분 매장에서 머그 컵 안내 등의 약속이 지켜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협약 내용을 어기면서 일회용 컵 사용량은 되레 늘렸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들의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2014년 6억3000만개, 2015년 7억2000만개, 2016년 7억6000만개(업체당 평균 4470만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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