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노무현과 이명박이 종로에서 붙었다

  • 디지털편집국 문화부
    입력 2018.05.07 06:00

    1996년 종로, 노무현과 이명박
    양원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84쪽 | 1만5500원

    “이긴 사람이 물러나자 졌던 사람이 자리를 꿰찼다. 그 사람은 대통령이 됐고, 물러났던 사람은 다시 돌아와 대통령이 됐다… 살아남은 사람은 지금 구치소에 있다. 엇갈린 운명이다. 종로 총선은 엇갈린 운명의 시작이다.”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노무현과 이명박은 각자의 정치 노선에서 정면으로 마주칠 일이 하나도 없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에 나란히 출마해 자웅을 겨룬 적이 있다.

    노무현과 이명박은 각각 자서전(‘운명이다’)과 회고록(‘대통령의 시간’)을 남겼지만 1996년 종로 선거 이야기를 고작 두 페이지 남짓 다뤘다. 왜 그랬을까? 노무현은 개인 선거사에서 득표율 17.66%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고, 이명박은 선거 부정을 저지르고 그것을 덮기 위해 더 큰 부정을 저질렀다. 즉 노무현과 이명박 모두에게 1996년 종로는 기억하고 싶지 않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시공간이었다.

    하지만 원칙과 명분을 지키고 싶어도 현실에 부딪혀 자꾸만 좌절하는 노무현과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진하는 이명박의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노무현과 이명박이 대통령이 될 거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바로 그 시기, 이들의 정치적 지향점이 어디를 향해 있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훗날 그들이 만들어간 대한민국과 그 운명을 되짚어볼 수 있다.

    JTBC ‘정치부 회의’에서 양 반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JTBC 정치2부 양원보 기자는 노무현과 이명박을 주인공으로 하는 다양한 책은 물론 각종 뉴스와 기사, 주변인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1996년의 종로를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이 책이 왜 필요한지 알 것 같다. 1996년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빼고는 그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라는 말로 1996년의 노무현과 이명박을 소환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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