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플라스틱은 다 재활용되는 줄 알았는데… 시간낭비한 것 같아 허탈"

조선일보
  • 권선미 기자
    입력 2018.05.07 03:00

    [환경이 생명입니다] 재활용 안되는 재활용 쓰레기
    "재활용 어려운 유색 페트병, 정부·지자체가 정보 알려줘야"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이형실(59)씨는 부엌에 봉투 네 개를 나열해둔다. 플라스틱·비닐봉지·유리병·깡통 등을 분리해 담기 위해서다. 겉면에 붙은 라벨을 일일이 떼고 이물질이 없도록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 뒤 봉투가 꽉 차면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버린다고 한다. 이씨는 "수십년간 쓰레기 분리 배출에 공을 들였는데 재활용이 잘되지 않는다니 뒤통수 맞은 기분"이라며 "계속 해오던 대로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플라스틱 등을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이 잘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홍성현(26)씨는 "플라스틱은 모두 재활용이 되는 줄 알고 마음 놓고 썼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놀랐다"며 "아무리 귀찮아도 분리 수거할 쓰레기들은 꼭 씻어서 버렸는데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허탈하다"고 했다.

    유색 페트병은 재생 원료로서 질이 떨어져 재활용이 어렵다. 특히 맥주 용기인 갈색 페트병은 나일론·철까지 포함돼 있다. 주부들은 이런 페트병까지도 깨끗이 씻어 뚜껑까지 분리해 버린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부 박경숙(63)씨는 "냉장고에 알록달록한 페트병이 여러 개 있는데 색깔 있는 페트병이 재활용이 어려운 줄 알았으면 안 샀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복희(67)씨는 "이웃들 사이에서 '우리가 수십년간 헛수고한 거냐' '왜 이런 사실을 (정부나 지자체 등은) 알려주지 않는 거냐'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박은호 차장, 채성진·김정훈·김효인·이동휘·손호영·권선미·허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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