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억류 미국인 석방 앞두고 웜비어 부모와 통화

입력 2018.05.05 17:21

미국과 북한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하기로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지난해 북한에서 혼수 상태로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 전화 통화를 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달 북한 정부에 아들의 사망 책임을 묻는 법적 소송을 미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웜비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정서적 지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 후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왼쪽부터 신디 웜비어, 프레드 웜비어)가 2018년 1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년 의회 국정연설에서 소개되고 있다. /국정연설 방송
웜비어의 부모는 지난달 26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김정은 정권이 아들을 잔혹하게 고문하고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평양에 여행을 갔다가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억류됐다. 북한은 그해 3월 체제 전복 혐의로 웜비어에게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웜비어를 송환시키라고 지시했다. 북한 측은 지난해 6월 6일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웜비어가 혼수 상태라고 통보했다. 같은 달 13일 웜비어는 혼수 상태로 풀려났고 19일 송환 6일 만에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 아들을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해 사망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소송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을 석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인 억류자 문제는 미국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억류자 문제에 직접 개입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웜비어 사망 당시 미국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웜비어 부모와 전화 통화에 앞서 기자들에게 억류자 3명의 송환이 곧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인질과 관련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어제 말한대로 계속 주목해 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웜비어 사건을 자주 언급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올 1월에는 신년 의회 국정연설에 웜비어 부모를 초청해 연설 중 소개했다. 웜비어 부모는 2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초청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펜스 부통령과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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