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에게도 고민이 있죠… 아이 마음 읽어보세요

조선일보
  • 김경은 기자
    입력 2018.05.05 03:02

    [어린이날 특집―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어른이 읽어야 할 책]

    어린이의 마음 다룬 그림·동화책
    학교서 따돌림 당하던 소녀가 친구 사귀는 이야기 '진짜 친구'
    학업·친구로 고민하는 아이… 다섯 편의 동화 '나의 로즈'
    아이의 속내 들여다보는 유쾌·발랄한 그림책 '비밀이야'…

    아이들 마음은 말랑말랑한 풍선 같다.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주면 탐스럽게 부풀어 오르다가도 날카로운 꾸지람 한 조각에 펑 터져버린다. '어린애가 뭘 알겠어'란 생각에 애써 아이들 마음속 복잡한 지도를 외면해 보지만, 일곱 살 꼬마라도 그 나이만큼의 고민이 있는 법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의 심중(心中)을 헤아리는 데 도움이 될 '어른이 읽으면 좋을 어린이책' 10권을 골랐다. 동화작가 송미경, 2018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배유정·정진호, 출판칼럼니스트 한미화씨 등이 추천하고, 국립중앙도서관·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사서 추천 도서를 참조했다. 세상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왕따와 이별, 절망 등 우리 삶의 어두운 부분을 세심하게 다루는 책이 많았다.

    어린이날 특집―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어른이 읽어야 할 책
    "새 학년 새 학기, 최대 고민은 친구! 아이들에게 우정은 간단치 않아요." 뉴베리상 수상 작가인 샤넌 헤일이 쓰고 그린 '진짜 친구'(다산기획)는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던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진짜 친구'를 사귀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래픽 노블이다. 이제 막 십대로 접어든 여자아이들의 친구 관계와 심리를 제대로 포착했다. 아이들 우정이 어른들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으며, 그 속에는 욕망과 인정에 대한 갈등이 숨어 있다는 걸 일깨운다.

    2015년 제1회 세르파 국제그림책상 대상을 받은 '흔한 자매'(요안나 에스트렐라 지음, 그림책공작소)는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언니에게 일어나는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잡아낸 그림책이다. 두 명의 여자아이가 뒤엉켜 싸우는 표지와 달리 '사랑하는 동생에게'로 시작하는 내용은 사랑스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럽다. 작가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작업해 더욱 생생하다.

    어른이 읽으면 좋은 그림책·동화 10選
    교실에서 깜빡 잠이 든 하은이는 학원 버스를 놓친 걸 알고 심란해진다. 국제중학교 입학을 열망하는 엄마가 그 사실을 알면 불같이 화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단편동화 다섯 편으로 이뤄진 '나의 로즈'(정소영 지음, 푸른책들)는 동생, 친구, 학업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아이가 읽으면 좋겠다 싶어 사줬는데 엄마가 빠져들어서 정독하는 책'으로 소문 났다.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와요?" "나무도 목이 마르거든."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주고받은 대화를 담은 '행복을 나르는 버스'(맷 데 라 페냐 지음, 비룡소). 온통 아리송한 것투성이인 소년에게 재치 있게 응답하는 할머니의 지혜가 어른들에게도 깊은 깨달음을 준다.

    죽음으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경험은 어른 못지않게 아이에게도 큰 충격을 안긴다. '오빠보다 나이가 많아지는 건'(리사 그래프 지음, 씨드북)은 별안간 닥친 오빠의 죽음으로 혼돈과 두려움에 휩싸이는 애니 이야기다. 아이의 두려움을 조금씩 햇볕 아래로 끌어내 죽음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긴 여운을 남긴다.

    "왜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는 거지?" 존재감 없는 대벌레가 난생처음 학교에 갔다. 새 친구를 만날 생각에 들떴지만 곤충 친구들은 아무도 그와 놀아주지 않는다. 그림책 '나를 찾아 줘!'(오라 파커 지음, 푸른숲주니어)는 또래 집단에 적응하지 못해 어색해하던 주인공이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용기 내는 심리를 경쾌하게 그려냈다.

    '빨간 나무'(숀 탠 글·그림, 풀빛)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희망은 숨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 전체에 흐르는 음산한 삽화들이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과 슬픔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속삭인다.

    일곱 살에게도 고민이 있죠… 아이 마음 읽어보세요
    /미디어창비
    비 오는 날 집 안에 남겨진 남매는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누며 휘황찬란한 공상에 빠진다. '비밀이야'(박현주 지음, 이야기꽃)는 높은 곳에 오르고 싶고, 풀쩍풀쩍 뛰고 싶고, 거침없이 달리고 싶고, 크게 소리치고 싶은 아이들 속내를 유쾌하게 펼쳐 보이는 그림책이다.

    열두 살 엠마에겐 자폐를 가진 여동생이 있다. 동생을 돌보느라 지친 엄마는 엠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아빠는 밤늦게 집으로 온다. '내가 안 보이나요?'(실벤느 자우이 글, 시빌 들라크루아 그림, 한울림스페셜)는 장애아의 형제·자매가 겪을 수밖에 없는 소외와 설움, 그로 인한 아픔을 다룬 장편동화. "나도 좀 봐달라"고 불만을 얘기하면 엄마는 가시 돋친 말로 엠마를 인정머리 없는 아이로 몰아버린다. 동생을 사랑하면서도 부모에게 분노를 품을 수밖에 없는 아이의 여린 심리가 아프게 와 닿는다.

    뭐든 둥글둥글한 게 좋다고 한다. '둥글둥글 둥근 달이 좋아요'(조이스 시드먼 글, 유태은 그림, 미디어창비)는 둥근 것을 향한 예찬이 부모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부모 품에 안길 때 둥글게 휘는 아이의 눈과 입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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