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에 소환되자, 지지자들이 관련 기사에 ‘댓글 작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김 의원이 이날 경찰에 출두한 것은 ‘드루킹 댓글 조작’ 연루 의혹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김 의원에 유리한 내용을 네이버 ‘배댓(베스트 댓글)’으로 띄우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참전(參戰)해달라” 호소했다. 소환 전인 이날 오전 7시 30분 김 의원 지지 카카오톡 단체방(일명 ‘고독한 김경수’)에 “오늘 소환조사라 기사 많이 나오겠어요. 네이버 댓글전쟁 참전 꼭 해주세요”는 내용이 올라왔다.

4일 김경수 지지자 단체 채팅방에는 ‘댓글 작업’을 독려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오전 10시 김 의원이 서울경찰청에 도착하자 관련 기사들이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걸리기 시작했다. 단톡방도 덩달아 바빠졌다.

“오늘 경수찡(김 의원) 네이버 기사 많이들 와주세요” “우리도 댓글 최대한 열심히 합시다” “오소리들 쉴 틈 없이 바쁘다 바빠” 등의 내용이 게재됐다. 네이버에 걸린 김경수 소환기사 화면을 올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오소리는 독사도 사냥할 정도로 겁이 없는 동물 ‘꿀오소리’를 간편히 부르는 말로, 통상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의미한다.

‘고독한 채팅방’은 주로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공유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대화를 하면 안 되는 것이 규칙이라, ‘고독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의사소통은 이미지에 글을 써서 띄우는 ‘텍스트콘’으로 이뤄진다. 최대 수용 인원은 1000명이다.

대부분 팬들이 자발적으로 채팅방을 만드는 데 반해 ‘고독한 김경수’ 대화방은 김 의원실에서 개설했다. 김 의원은 “제가 고독해 보이나요”라는 글을 올리며 대화방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900여명의 김 의원 지지자가 참여하고 있다.

‘댓글 작업’ 독려는 트위터에서도 이뤄졌다. 누군가 기사 좌표(인터넷 기사주소)를 올리면, 지지자들이 달려가 댓글 추천(공감·비공감)으로 유리한 내용을 상단에 띄우는 식이다.

댓글 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이 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이날 열성 지지자들은 “김경수 기사 왜 안 오시는 거죠? 메인(네이버 상단노출 기사)이예요. 모른 척하지 말고 같이 좀 해줘요” “댓글 접어 주세요” “메인 접기” “따봉 급(공감 버튼 빨리 눌러달라는 표현)” 등의 글을 확산시켰다.

‘접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 댓글을 가릴 수 있는 기능이다. 접기를 집중적으로 눌러 김 의원에 비우호적인 댓글을 가려달라는 의미다. ‘따봉’은 기사 댓글에 ‘공감’ 버튼을 눌러 달라는 뜻. 이 경우에는 반대로 김 의원 유리한 댓글에 공감 버튼을 적극 누르라는 것이다.

실제 ‘김경수 소환’ 기사에 붙은 부정적인 댓글에는 집중적인 ‘접기 공격’이 이뤄졌다. “특검이 답이다”, “의혹이 없으려면 특검 가야지”라는 댓글이 표적이 됐다. 오전 10시 10분 김 의원 지지자들이 해당 기사 주소를 공유하자, 상단에 올랐던 이 댓글들은 30분 만에 하단으로 밀렸다. 모바일로 기사를 열면 공감 순으로 상단 5개의 댓글만 보이도록 되어 있는데, 김 의원에 부정적인 댓글은 1시간 뒤 사라졌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에 소환된 4일, 트위터에선 ‘댓글 작업’을 독려하는 글이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