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같은 여기… 'YY키키' 양양입니다

입력 2018.05.04 03:00

[뜬 곳, 뜨는 곳] '서핑 성지' 양양

바람 거세 파도의 질 최상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 당일치기 서핑족도 생겨

전국서핑 업체 절반 양양서 영업… 올해 10만명 파도 타러 찾을 듯
21억 투입, 서핑 특화지구도 조성

"파도를 타는 짜릿함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

지난 26일 오후 강원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은 파도에 몸을 맡긴 서핑 애호가들로 분주했다.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서핑용 보드 위에 올라 자유롭게 방향을 전환하는 서퍼들은 마치 춤을 추는 듯 보였다. 파도에 중심을 잃고 연거푸 넘어지면서도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백사장에선 서핑 입문자들이 강사의 구령에 맞춰 패들링과 푸시업, 테이크오프 등 기본 서핑 동작을 익히고 있었다. 김동석(34·경기 수원)씨는 "일주일 중 사흘은 양양을 찾는다"며 "파도 위를 거닐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강원 양양군 강현면 물치해변에서 한 서퍼가 동해의 거친 겨울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원 양양군 강현면 물치해변에서 한 서퍼가 동해의 거친 겨울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즐기고 있다. 해오름의 고장 양양(襄陽)이 서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죽도해변·인구해변·물치해변 등 작은 어촌 해변은 사계절 내내 서핑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며 수도권에서 오가기에도 좋아졌다. /양양군
서핑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한적한 어촌마을에 변화의 파도가 밀려들고 있다. 서핑 보드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서퍼들의 모습은 일상이 됐다. 서핑숍과 카페, 선술집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강원도 해변이 외국 해안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김정훈 인구어촌계장은 "아는 사람만 찾던 한적한 해변이 젊음의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송이의 고장 양양, 서핑의 본고장으로

양양군은 2000년대 초만 해도 서핑의 변방이었다. 당시엔 제주 중문색달해변과 부산 송정해변이 우리나라 대표 서핑 포인트로 손꼽혔다. 최근 들어 흐름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양양이 대표 서핑지로 각광받고 있다. 서핑 용품점도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서핑 도시로 뜨기 시작했다.

‘서핑 성지’로 떠오른 양양 죽도해변이 모여든 서핑 애호가들로 붐비고 있다.
‘서핑 성지’로 떠오른 양양 죽도해변이 모여든 서핑 애호가들로 붐비고 있다. /양양군
양양의 경쟁력은 파도의 질이다. 서핑 애호가들은 "서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파도인데, 파도의 각도나 세기에서 양양을 따라올 곳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4년째 죽도해변에서 서핑숍을 운영하는 박준영 대표는 "파도의 질을 바람이 결정하는데, 양양은 바람이 세게 불어 파도가 크다"면서 "수심이 깊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가 작아 파도가 일정한 것도 양양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죽도와 동산포해변엔 웹캠 9대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파도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교통망 확충도 한몫했다. 지난해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서울에서 양양까지 이동 시간은 2시간 30분에서 1시간 30분대로 줄었다. 앞서 2016년 11월엔 경기 광주와 강원 원주를 잇는 제2 영동고속도로가, 지난해 12월엔 원주~강릉 복선 철도가 잇따라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좀 더 쉽게 접근하게 됐다. 박 대표는 "부산과 제주도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긴 쉽지 않지만 양양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직장인 중 일부는 반차를 쓰고 새벽에 양양을 찾아 서핑을 즐긴 뒤 오후에 출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핑 인프라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다. 전국 서핑 레저 사업체 70곳 중 절반 이상인 41곳이 양양군에서 영업하고 있다. 이 중 17곳이 죽도해변에 몰려 있다. 권지숙 양양군 해양레포츠담당은 "지난해 양양을 찾은 서핑 애호가는 6만7000여명으로 경제 효과가 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10만명 이상이 파도를 타러 양양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핑 해양레저 특화지구 조성

양양
양양군은 서핑 선도 지자체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아예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지난달 생긴 해양레포츠관리사업소다. 서핑 대회 유치와 서핑 종목 육성 등 관련 업무를 총괄적으로 맡는다. 오는 2021년까진 서핑 해양레저 특화 지구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이 사업엔 국비 등 21억5100만원이 투입된다. 서핑객을 위한 편의 시설과 기반 시설을 확충해 양양군 전역을 서핑 특화 지구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죽도해변 등 지역 내 7개 해변엔 야외 샤워실과 다목적 방송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해변 산책로와 주차장 등 기반 시설도 확충된다. 각 해변에 별도의 서핑 지역을 지정해 마음껏 즐기도록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죽도·동산포·남애3리 해변 등 서핑으로 유명한 해변은 유쾌한 서핑지, 건강한 서핑지, 흥미로운 서핑지 등 각각 주제를 지정해 특화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강원서핑연합회가 주최하고 양양군이 후원하는 '양양 서핑 페스티벌'도 올해부터 프로그램을 다변화한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서핑 페스티벌은 매년 10월 죽도해변에서 펼쳐지는 서핑 애호가들의 한마당 축제다. 지난해엔 축제 기간 서핑 동호인과 관람객 등 3000명이 찾아 우리나라 대표 서핑 축제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동안 서핑 페스티벌은 국내외 정상급 서핑 애호가와 일반 동호인이 참여해 실력을 겨루는 대회가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부턴 선수와 관람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이브닝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승대 강원서핑연합회장은 "후원 업체가 늘어나 올해는 역대 최대 관람객이 모이는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이선 양양군수 권한대행은 "서핑과 지역 경제가 연계될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서핑이 지역의 대표 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