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승려 年 1만명 배출… 중국은 지금 佛事중

입력 2018.05.04 03:00

불교 진흥·육성에 힘쓰는 중국
148m의 거대한 탑 시안 법문사 "출가자 줄지만 지식인 출가는 늘어"
불학원 "외국인 승려도 받겠다"

매년 엘리트 승려 1만명을 배출한다. 불자(佛子)만 1억명에 달한다. 해마다 초대형 불상과 사찰 건축이 줄을 잇는다. 그러나 한편으론 출가자가 줄어들어 고민이다. 요즘 중국 불교의 모습이다. 지난 23~27일 베이징과 시안(西安)을 찾아 중국의 승려 교육 기관과 사찰을 방문했다.

곳곳에서 초대형 佛事 진행 중

지난달 26일 고속도로를 벗어나자 저 멀리 두 손을 모은 형상의 황금빛 조형물이 보였다. 높이 148m에 이르는 시안 법문사(法門寺)의 거대한 탑. 입구에서 이 조형물까지 거리는 1230m, 중앙 도로 폭은 108m로 전동 카트를 타고도 탑까지 4~5분 걸리는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세계 유일의 부처님 손가락 사리(佛指舍利)는 이 조형물 지하 6m에 봉안돼 있다. 법문사뿐 아니다. 베이징 인근 용천사와 시안 시내 대자은사에서도 대규모 불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 예산, 기업 투자를 받거나 연간 1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대자은사 같은 경우는 자체 재원으로 불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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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테마파크처럼 개발된 중국 시안의 법문사엔 부처님 손가락 사리를 봉안한 높이 148m짜리 초대형 조형물이 서 있다. /김한수 기자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불교 진흥 방침을 밝히지는 않는다. 각 사찰 입구엔 '종교활동장소'란 국가종교사무국 팻말이 붙어 있다. 국가종교사무국 여파(余波) 부국장은 "종교는 국가 경제사회 발전에 무엇을 기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불교 진흥이 체감된다. 중국은 3년마다 전 세계 불교 지도자를 초청해 '세계불교포럼'을 개최하는 등 세계 불교의 중심으로 부상하려는 뜻을 감추지 않는다. 국내 종교계에선 중국이 2000년간 토착화된 불교를 우선적으로 육성해 다른 종교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트 승려 교육에 박차

문제는 화려한 외형 안에 채워넣을 인적(人的) 콘텐츠. 불법(佛法)을 전할 스님이 여전히 부족하다. 중국은 1966~1976년 문화혁명 당시 모든 종교가 탄압받으면서 불교 전통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현재 중국 불교 승려는 약 24만명. 그중 티베트 불교 승려가 13만명이다. 한국 조계종 스님은 1만2000명이다.

중국 불교 인재 양성 요람은 불학원(佛學院)이다. 전국 30개 불학원에서 연간 1만명씩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생은 사찰 주지(住持)와 교수로 활동한다. 2015년부터 중국불교협회 회장과 중국불학회 회장을 맡아 중국 불교를 대표하고 있는 학성(學誠·52) 스님도 불학원 출신이다.

영어 수업 중인 중국불학원 학생들.
영어 수업 중인 중국불학원 학생들.
지난달 24일 찾은 베이징 법원사의 중국불학원에선 학생들이 화엄학과 영어 과목을 수강하고 있었다. 하루 6시간씩 이어지는 수업 열기가 뜨거웠다. 이 불학원은 내년 말 베이징 인근 용천사 캠퍼스로 이전한다. 중국 정부가 8억위안(약 1350억원)을 지원해 신축 중인 캠퍼스엔 강의동과 기숙사 등 7~8동(棟)의 건물이 들어선다. 새 건물이 완공되면 현재 100명 수준인 수용 인원이 5배 늘어나게 된다. 외국인 승려의 유학도 받을 예정이다.

출가자 감소는 고민

중국 불교계 역시 출가자 감소로 고민 중이다. 1980년대 한 자녀 낳기 정책의 여파다. 불학원 관계자들은 "입학 경쟁률이 한때 5대1까지 올랐지만 요즘은 2대1 정도"라며 "그러나 명문대 석·박사 출신의 지식인 출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선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칭화대 철학과에 유학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활산 스님은 "중국 스님들은 한문 경전 해독이 빠르기 때문에 내용으로 바로 들어가 연구하고 토론한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했다.

이번 방문은 중국 외교부와 국가종교사무국이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등 한국의 승려 교육 책임자를 초청해 이뤄졌다. 중국 측은 1600년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불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는 6월 초 불학원 교수진 30여명이 통도사, 운문사 승가대학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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