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맞선 군에서...벌써 남북정상회담 홍보 교육

입력 2018.05.03 16:33 | 수정 2018.05.03 16:56

조선DB
국방부가 최근 전 장병을 대상으로 ‘4·27 남북정상회담’ 특별 정신전력교육 지침을 내린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시사 안보 교육 차원에서 교육을 해야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불과 얼마전까지 북한에 대한 대적관을 교육하던 상황에서 군까지 미리 나서서 이런 교육을 해야하는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국방부가 이번에 각 부대에 내려보낸 공문은 ‘남북정상회담 계기 특별 정신전력교육 계획 하달’이다. 국방부는 이 공문에 “남북정상회담 계기 특별 정신교육을 적극시행하시기 바란다”며 교육 주제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의의’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평화 새로운 시작, 2018 남북정상회담’이라는 6장짜리 교안도 각 부대에 내려보냈다. 이 교안의 대부분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기 위한 현 정부와 노력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강조하고, ‘판문점 선언’을 설명하는 데 할애됐다.

교안에는 “불과 지난 11월까지도 북한은 ICBM급 탄도미사일 도발 및 핵실험 강행 등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국제사회에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했고, 특히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이후 두 차례의 한미정상회담과 베를린 구상을 통해 남북대화 재개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면서 “아무쪼록 더욱 분발하고 준비해서 새로운 시대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선 부대에서는 “북한이 핵폐기를 시작하지도 않은 단계에서 군 장병들의 주적관에 영향을 주는 성급한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일선 부대 관계자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장병들에게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며 천안함 폭침과 각종 도발을 일으킨 경계 대상으로 교육해왔다”며 “하지만 갑자기 정상회담 성과를 교육하고, 북한을 친근하게 대하라고 하니 장병들 뿐 아니라 교육담당자들도 혼란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훈 교육은 매 주 어떤 교육을 할지 미리 정해놓는데 이번엔 갑자기 주제 관련 지침이 내려왔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알리는 건 좋은데, 대적관이 뚜렷해야할 장병들을 대상으로 시기상조가 아닌가”라고 했다.

일선 장병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국방일보도 토요일인 지난달 28일 남북정상회담 특별판을 제작한데 이어, 30일에도 1면부터 9개면에 걸쳐 기사와 화보를 실었다. 군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도 “정상회담을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하지 않았나”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훈교육 교안에 ‘판문점 합의’의 합의문 전문을 싣고, 이는 비핵화 첫 걸음이라는 의의를 설명했다”며 “평화 기류 속에서도 군의 임무태세가 중요하고 임무수행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고 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위협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며 “나라를 지킨다는 군 가치관은 정부가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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