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곰, 속리산서도 조우?

조선일보
  • 김효인 기자
    입력 2018.05.03 03:01

    지리산 반달곰 56마리로 늘어나… 환경부 "활동 범위 북상 가능성"
    전문가 "사람 피하는 습성 있지만 곰은 대형 맹수라는 인식 가져야"

    반달곰이 공격해올 경우 대응 요령
    지리산에 풀린 야생(野生)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에서 직선거리로 60~130㎞가량 떨어진 덕유산·속리산 등지에서도 출몰할 수 있다고 환경부가 2일 밝혔다. 반달곰 개체 수가 많아지면서 일부 곰이 지리산을 벗어나 다른 산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등산객이나 산지 주변 주민들이 반달곰과 맞닥뜨릴 가능성도 커졌다.

    ◇"반달곰과 공존 정책 펼 것"

    지난 2004년부터 환경부는 북한·중국 등지에서 반달곰을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하는 반달곰 복원 사업을 벌였다. 올해 초 새끼 여덟 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나는 등 현재 56마리로 늘어났다. 2020년까지 '최소 존속 개체군'인 50마리로 늘리겠다는 환경부 당초 계획이 2년 앞당겨 달성된 것이다. 최소 존속 개체군은 환경 변화나 유전적 변화로 인한 질환, 자연재해 등을 겪어도 100~1000년간 99% 생존할 수 있는 개체군 수준이다.

    환경부는 반달곰의 평균 수명(약 20년)과 새끼 출산 속도 등을 고려하면 향후 10년간 약 40마리가 증가해 2027년엔 100마리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달곰 개체 수가 늘면서 앞으로 덕유산, 속리산 등 중남부 권역까지 반달곰 활동 범위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서식지 관리 대상 지역을 넓히고 지역사회와 곰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반달곰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지리산 반달곰 한 마리가 백두대간을 따라 김천 수도산까지 약 100㎞ 이동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반달곰이 1회 이상 활동했거나 활동 반경에 들 것으로 보이는 전라도·경상도·충북 등 5개 도와 17개 시·군,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존 협의체'를 통해 덫·올무 등을 제거하고 밀렵 예방과 단속 활동을 강화한다는 게 환경부 계획이다.

    ◇반달곰 조우 가능성도 커져

    반달곰이 많아지면서 사람과 충돌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환경부는 산간지역 주민 등에게 '곰 퇴치 스프레이' 등을 나눠주고 양봉·농작물에 대한 피해 예방을 위해 전기울타리 등 시설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달곰의 공격성이 높아지는 출산 및 이동 시기에는 지리산 인근 산지 탐방로에 반달곰 서식지 안내 현수막을 설치하고, 진입 금지 안내 방송을 하고, 대피소와 탐방로마다 곰 활동 지역과 대처 요령을 안내하기로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반달곰은 사람을 잘 공격하지 않고 피하는 성향을 갖고 있어 곰과 마주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만약 맞닥뜨리게 되면 조용하고 신속하게 자리를 뜨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야생 동물 전문가 A씨는 "반달곰이 사람을 회피하는 습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람만큼이나 곰의 성격도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곰은 대형 맹수라는 인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곰과 마주칠 경우 나무나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는 것은 금물이다. 반달곰은 나무를 잘 타는 데다 행동이 유연해 높은 바위도 쉽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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