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문명을 만들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5.03 03:01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

    광주리, 양동이, 가마니, 포대, 삽, 곡괭이, 밀차(밀어서 움직이는 작은 짐수레)…. 세계에서 온 갖가지 도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 소금을 만드는 데 쓰는 공구들. 국립민속박물관이 1일 개막해 8월 19일까지 여는 '호모 소금 사피엔스' 특별전은 '소금을 만들고 다루는 지혜로운 인류'를 주제로 삼은 이색 전시다.

    2년 동안 인도·라오스·페루·볼리비아·파푸아뉴기니 등 세계 11개국 15개 지역을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해 유물과 영상 350점으로 꾸몄다. 인류 문명과 소금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 도입부에서부터 '인류는 소금 섭취량을 늘리면서 문명화됐고, 소금은 세계사의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페루의 소금 생산 모습을 담은 사진.
    페루의 소금 생산 모습을 담은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모형과 실제 유물을 함께 전시해 세계 각지의 소금 제조법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남태평양 뉴기니섬에선 소금연못에 나무나 식물 줄기를 절인 뒤 태우는 회염(灰鹽)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고, 한국 서해안처럼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은 곳에선 바람과 햇볕으로 건조하는 천일염(天日鹽) 방식을 쓴다.

    인도 구자라트 염부(鹽夫)의 임시 가옥을 통째로 가져온 전시물도 주목된다. 건기(乾期)가 되면 아예 가족과 함께 염전으로 옮겨 가 천막 같은 집에서 살았던 모습에서 소금을 향한 인간의 집념이 읽힌다. 폴란드 비엘리치카의 소금 운반용 수레, 볼리비아 유우니의 소금으로 만든 벽돌, 라오스의 소금 바구니, 파푸아뉴기니의 '원형 소금'과 '막대 소금' 같은 진기한 유물도 볼 수 있다. '소금, 빛깔 맛깔 때깔'(8월 19일까지) 특별전도 함께 개막했다. 현대 공예가 24명의 회화·사진·영상 전시로, 전시장 안에 짠내가 가득 풍긴다.(02)3704-3114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